[기자수첩]혼란 키우는 코인거래소들의 정반대 행보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4.01.30 16:23
글자크기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지난 29일 갤럭시아의 거래지원을 종료(상장폐지)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민사50부)이 갤럭시아 발행사 갤럭시아SG가 빗썸을 상대로 낸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데 따른 것이다. 상폐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갤럭시아메타버스 소유 전자지갑에서 갤럭시아 3억8000만개가 무단 출금된 일이다. 갤럭시아 재단은 해킹 사고라면서 해당 물량의 바이백(재구매) 및 소각을 단행했으나, 빗썸은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원화 거래소 고팍스는 정반대 결정을 내렸다. 갤럭시아에 대한 투자경고 종목 지정을 26일 해제했다. 고팍스는 "발행주체가 투자자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판단해 투자경고 종목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동일한 가상자산의 대규모 무단 출금 사태에 대한 판단이 거래소별로 달랐던 것이다.

비슷한 일은 크레딧코인 발행량을 두고서도 벌어졌다. 크레딧코인 발행량은 최근 상장한 업비트에서 6억개로 설정됐는데, 이미 거래가 이뤄지던 빗썸에는 무제한으로 기재됐던 상황이었다. 빗썸은 발행량 허위 기재 정황이 있다며 크레딧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이후 거래지원 지속 여부를 심사 중이다. 반면 업비트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크레딧코인 측은 빗썸과 업비트에 상장된 가상자산이 동일하다면서 두 거래소의 발행량 표기 기준이 달라 발생한 착오라고 해명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원화 거래소 5곳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빗썸과 업비트, 고팍스 모두 원화 거래소들의 협의체인 닥사 회원사다. 갤럭시아와 크레딧코인에서 나타난 거래소들의 제각각 행보는 닥사 중심 협의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보여준다. 갤럭시아의 경우 닥사 차원에서 유의종목 지정이 이뤄졌는데도 거래소마다 조치가 달랐다. 닥사는 개별 종목 상장과 상폐는 거래소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자율규제기구라는 태생적 한계를 고려하면 닥사의 무대응에도 이유는 있다. 하지만 손 놓고 바라만 보는 닥사의 모습은 '디지털자산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과 투자자 보호, 국제 경쟁력 제고에 기여'라는 발족 취지에 어긋난다. 투자자 혼란을 키우는 거래소들의 정반대 행보를 지켜만 본다면 닥사 무용론은 더욱 확산할 뿐이다. 닥사의 법적 기구화 명분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기자수첩]혼란 키우는 코인거래소들의 정반대 행보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