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재담미디어에서 열린 만화·웹툰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그동안 웹툰 유통은 영구 소장 시 할인율이 최대 15%밖에 되지 않는 도서정가제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창의적 마케팅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웹툰 업계는 이같은 제약 안에서도 무료보기나 정액제, 쿠폰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독자들의 유입을 크게 늘렸고, 한국 웹툰 산업이 전 세계 디지털만화 시장을 선점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에 따라 웹툰 산업 규모는 크게 늘어났고, 동시에 고도화되면서 가내수공업 수준의 작가 화실이 법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2000년대 초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 웹툰 산업은 초창기 무료로 보는 시장을 통해 독자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렸다. 2010년대 중반부터 유료 결제 서비스 플랫폼이 생기면서 2차 중흥기를 이어갔다. 2016년을 기점으로는 일본 만화 수입액보다 한국 웹툰의 일본 수출액이 더 커졌다. 일본 만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코믹스 만화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던 철옹성이자 가장 큰 만화 강국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랄 일이다. 특히 일본의 산케이 신문은 2021년 한국 웹툰으로 인해 일본 만화가 도태될 것이라고 한탄하는 기사를 실었다. 네이버웹툰은 2022년 웹툰·웹소설 부문을 합쳐서 일본에서만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카카오픽코마의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는 전 세계 만화 앱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웹툰은 우리나라가 새롭게 만들어 낸 신개념 콘텐츠로서 대한민국이 종주국이다. 국가 차원의 자랑스러운 문화자원이다. 규제보다는 다양한 혜택으로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진출을 확장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도서정가제 적용 대상에서 웹툰을 제외해 한국 웹툰이 전 세계 콘텐츠 산업의 리더로 우뚝 설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려 나갔으면 한다.
김병수 상명대 디지털만화영상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