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6연승, OK금융그룹 '미친 질주' 심상치 않다... 日 오기노 감독 韓 '적응 완료'

스타뉴스 박건도 기자 2024.01.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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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3라운드와 4라운드 결과가 완전 딴판이다. 오기노 마사지(54) OK금융그룹 감독의 리더십을 주목할 만하다.

오기노 감독이 이끄는 OK금융그룹은 4라운드에서 반전을 썼다. 6경기에서 모두 승전고를 울리며 어느새 상위권을 넘보고 있다. 24경기 승점 39로 3위 삼성화재(24경기 40점)와 단 1점 차이고, 1위 우리카드(24경기 44점)를 4점 차로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만 해도 위기였다. OK금융그룹은 3라운드 6경기에서 전패했다. 특히 첫 경기인 우리카드전(세트스코어 2-3)을 제외하면 전부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순위도 곤두박질을 쳤다. 1라운드와 2라운드 각각 4위와 3위를 기록했던 OK금융그룹은 어느새 하위권까지 뒤처졌다.



반등의 중심에는 오기노 감독의 뚝심이 주효했다. 오기노 감독은 선수단 내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분위기를 잡는 데 집중했다. 훈련 중에도 밝은 분위기를 유지해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코칭 스태프, 선수 할 것 없이 잦은 소통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매 훈련 종료 후 꾸준한 피드백으로 구성원으로부터 차츰 신뢰를 얻었다.

실제로 오기노 감독은 3라운드 4연패에 빠졌을 당시 한국전력과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비록 지난 경기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며 풀었다. 실수가 있어 경기를 내줬던 것 같다"라며 "어느 팀이나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다. OK금융그룹은 원팀(One-Team)으로 운영하려 한다. 개인이 아닌 전체가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고 있다"라고 덤덤히 말했다.



전술 지시하는 오기노 감독.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전술 지시하는 오기노 감독.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스파이크 서브 준비하는 바야르사이한.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스파이크 서브 준비하는 바야르사이한.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한국에서 첫 시즌을 맞이했던 오기노 감독은 점점 V-리그에도 적응하고 있었다. 오기노 감독은 "한국은 원터치 블로킹으로 점수를 노릴 때가 많더라"라며 "아직 디그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 수비 시 선수들의 고민이 잦았던 이유인 것 같다"라고 짚었다.

감독이 직접 공언했던 부분이 해결되자, OK금융그룹은 4라운드부터 리그 전체가 주목할 만한 상승세를 탔다. 오기노 감독은 레오와 바야르사이한을 제외한 선수들에 플로터 서브를 강조해 범실을 줄였다. 기존 팀 색깔과 달랐다. OK금융그룹은 지난 시즌까지 강서브로 재미를 봤다.

오기노 감독의 과감한 선택은 통했다. OK금융그룹은 4라운드 7개팀 중 범실이 100개 미만(98개)인 유일한 팀이다. 레오와 박원빈, 박창성 등은 효과적인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공략했다. 4라운드에는 세트당 서브 1개가 꽂히며 상승세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상승세를 위해 구단 사무국까지 팔을 걷어붙였다는 후문이다. OK금융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사무국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식당과 웨이트 트레이닝장 등 훈련에 필요한 전반적인 부대시설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 했다. 선수들도 더 나은 환경에서 훈련에 임하자 크게 만족했다는 평가다. 팀이 주춤했던 시기에도 반등을 위한 기반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게 컸다.

코칭 스태프 선임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아보 키요시 수석코치는 연령별 대표팀을 여러 해에 걸쳐 맡아 육성과 전력 분석에 강점을 둔 지도자로 잘 알려졌다. 제이미 안토니오 란시니 트레이너의 합류는 OK금융그룹의 고질적 문제였던 시즌 후반 체력 저하를 막는 데 주효했다. 시즌이 갈수록 약점이 보완된 OK금융그룹은 어느새 선두권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올라섰다.

남은 기간 충분히 선두 탈환도 노려볼만한 기세다. 파죽지세인 OK금융그룹의 분위기를 꺾기에는 그 어떤 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레오(왼쪽).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레오(왼쪽).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OK금융그룹 레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OK금융그룹 레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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