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OCI 통합, 창업주 철학 지키고 상속세 해결"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4.01.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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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하락 우려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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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은 "OCI와 통합 후 네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29일 밝혔다.

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은 "그동안 시장에서는 상속세 문제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오너일가 지분 오버행 이슈에 따른 주가 하락, 중장기적으로는 지배주주의 지배력 약화로 인한 R&D(연구개발) 투자 동력 상실, 이에 따른 기업 경쟁력 저하 등 여러 우려가 있었다"며 "이번 OCI와의 통합으로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에서 시작된 한미의 정체성과 철학을 공고히 지켜내면서도, 최대주주의 상속세 문제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 우려도 단번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OCI와 그룹 통합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이자 창업주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 가현문화재단이 보유한 주식 매입 △송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확보 △한미사이언스가 진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하는 내용이다. 송 회장과 장녀가 주축이 된 계약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창업주 장남, 차남이 반발하면서 가족 간 갈등을 겪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OCI와 통합으로 "네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가 작년 계열사이던 한미헬스케어와 합병 후 부채가 급증한 한미사이언스의 채무 조기 상환이 가능해진 것이다. 한미약품은 "이번 통합으로 유입될 대규모 자산이 한미사이언스 부채를 조기 상환할 토대가 돼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주주가치 실현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OCI그룹과 통합을 발표한 이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긍정적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1500억원대 운영 자금도 확보했다고 했다. 한미그룹은 OCI 계열사인 부광약품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매출의 10~20%를 R&D에 투자하는 기업으로, 한미약품과 협업할 경우 R&D 시너지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은 "한미의 R&D가 대사·비만, 면역·표적항암, 희귀질환 분야에 집중된 반면, 부광약품은 신경계 질환에 집중돼 있다"며 "인위적 R&D조직 개편 없이도 협력을 통한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수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을 자체 수행할 수 있는 체력도 갖게 됐다고 봤다. 한미그룹은 "협상 상대방과 계약 규모를 놓고 힘겨루기를 할 때 원개발사가 자체 개발해 상용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진 회사라는 점은 협상을 주도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지렛대가 된다"며 "OCI그룹과 통합은 한미의 신약 개발 속도를 더 높일 뿐 아니라, 향후 라이선스 계약 협상에 있어서도 시너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국가별 거대 시장을 경험해 본 OCI의 노하우가 한미의 수출 활로에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OCI와 통합이 오히려 '이종산업 간 결합'이기 때문에 시너지가 더 클 수 있다고 판단한 송영숙 회장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결단이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면서 "OCI와의 통합은 한미그룹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 정체성과 'R&D에 집중하는 DNA'는 통합 이후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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