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은 환전 수수료를 없애는 외환 서비스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일찍이 2022년부터 외화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아 온 하나금융 트래블로그와 다음달 14일 관련 상품을 선보일 신한은행까지 5대 은행이 모두 무료환전에 동참한 것이다.
5대 은행이 환전 수수료를 없애기로 결정한 건 최근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하겠다며 외화통장 상품을 출시한 게 영향을 끼쳤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출시 6일만에 30만좌가 넘어서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토스뱅크에서 환전한 외화를 다른 은행이나 증권계좌로 송금할 순 없다.
이는 역마진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달러를 사오는 중에도 환율이 떨어질 수 있고 현찰을 옮기는 수송료도 든다"며 "어떻게 역마진을 피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주요 외환 공급자인 외국계 거대은행과의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연동으로 조달비용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또 외화예치금 운용으로 환전 수수료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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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일각에서 제기하는 매매기준율 자체를 높여 수수료를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 토스뱅크와 다른 은행의 달러 매매기준율은 같거나 1원 이내로 차이가 거의 없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고객의 외화예치금을 운용해서 토스뱅크는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을 또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무료환전 서비스를 내놓은 건 수익을 내기보다는 고객을 확보하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토스뱅크는 향후 증권 계좌 연계와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해 비이자수익을 키우겠다고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 사업 부문에서 환전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크지 않다"며 "은행들이 당장 줄어들 수익 일부를 외화 송금 서비스나 다른 외환 서비스에 녹여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