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친 편의점 '얼음컵'...비비빅, 누가바 매출 제쳤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4.01.3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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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 얼음컵, 지난해 소매점 빙과류 매출 7위 기록
연매출 37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9% 증가

아미가 CU에 납품 중인 마시는 뚜껑 컵얼음/사진제공= BGF리테일아미가 CU에 납품 중인 마시는 뚜껑 컵얼음/사진제공= BGF리테일


하이볼을 비롯한 칵테일 주류 인기가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판도를 바꿨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얼음컵 매출이 전통의 인기 아이스크림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중소 얼음 제조사 (주)아미가 만든 아이스볼(얼음컵)은 지난해 소매점 총매출 371억원으로 국내 빙과류 판매액 7위를 기록했다.



아미 얼음컵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매출 증가율은 308.99%로 지난해 소매점 판매액 상위 10개 브랜드 중 가장 컸고, 아이스크림 평균 매출 상승률(4.26%)을 크게 웃돌았다.

아미 얼음컵은 빙그레 비비빅(339억원), 해태제과 누가바(322억원) 등 20년 이상 인기를 지속한 장수 아이스크림 브랜드 매출을 넘어섰다. 앞으로 매출이 더 늘어나면 롯데웰푸드 빵빠레(438억원) 해태제과 부라보콘(437억원) 등과 견줄 만한 브랜드가 된다.



아미는 경기도 안성에 공장을 둔 중소 업체로 2013년 설립했다. 편의점에 납품한 얼음컵이 아이스커피 외에도 용도가 다양화되고, 2020년 출시한 둥근 구슬 형태의 아이스볼이 대박을 치면서 매출이 많이 늘어났다. 아미 매출은 2021년 88억원, 2022년 103억원이었다.

아미는 현재 세븐일레븐, CU, 미니스톱 등 대형 편의점 업체에 얼음컵과 파우치 포장 얼음 등을 납품한다. 회사 관계자는 "타사 제품과 달리 1차 홀얼음 제빙 후 2차 급속 표면 경화(급속냉동터널-40℃)로 얼음의 뭉침 현상을 최소화했다"며 "음료와 혼합하면 빠른 냉각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아이볼 65 제품 연출컷. /사진제공=아미아이볼 65 제품 연출컷. /사진제공=아미
하이볼용으로 인기가 높은 아미볼 65는 지름 65mm 얼음이다. 얼음의 밀도가 높고, 둥근 형태로 음료와 접촉하는 면이 적어 잘 녹지 않는다. 23도 상온에서 완전히 녹는 데까지 일반 얼음보다 70분 더 걸린다.

아미볼은 최근 하이볼 수요층이 확대되며 더욱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아미볼을 넣은 컵에 위스키와 주스, 탄산수 각종 음료를 섞은 칵테일 주류를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다. 얼음컵에 소주, 막걸리, 박카스, 탄산수, 커피 등 각종 음료를 넣어 마시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편의점 업계에서 앞다퉈 관련 신제품을 선보인 것도 매출 증대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여름철 성수기에 수요가 몰리는 아이스크림과 달리 얼음컵은 다른 계절에도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점도 매출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업계에선 얼음컵 인기의 지속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인기 아이스크림 매출을 넘어선 만큼 이미 하나의 시장의 형성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하이볼 등 칵테일 주류 인기가 식으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얼음컵이 앞으로 2~3년간 꾸준히 매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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