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뉴스](https://thumb.mt.co.kr/06/2024/01/2024012810394189088_1.jpg/dims/optimize/)
해당 사건은 2007년 영화 '그놈 목소리'가 다루면서 재조명되기도 했다. 사건 발생 3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부모가 경찰에 신고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강남 서초경찰서 형사인 척 전화를 거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전화를 받을 당시 형사들의 기지로 범인의 의심을 피했다.
![/사진=영화 '그놈 목소리' 스틸컷](https://thumb.mt.co.kr/06/2024/01/2024012810394189088_2.jpg/dims/optimize/)
1월31일, 범인은 돈 가방을 가지고 오라고 지시한 뒤 장소를 계속해서 바꿨다. 경찰의 미행을 감지한 범인은 전화로 "지금 누군가가 주변을 계속 얼쩡거리고 있다. 경찰에 연락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애에 대한 애착이 없는 것 같다. 내가 분명히 말했다. 연락하지 말라고"라고 피해자 부모를 추궁했다. 이날 범인은 하루 동안 총 16차례의 협박 전화를 걸었다.
범인은 돈 가방 회수에 실패하자 아이의 몸값을 차명계좌로 입금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해당 차명계좌가 개설된 은행은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곳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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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목숨 들먹이며 협박…경찰, 3차례나 잡을 기회 놓쳐
![/사진=KBS 뉴스](https://thumb.mt.co.kr/06/2024/01/2024012810394189088_3.jpg/dims/optimize/)
13일 범인은 이군의 집에 전화를 걸어 재차 돈을 요구했다. "아이에 대한 애착이 없다. 형호가 죽기를 바라나?"라고 잔뜩 겁을 주며 현금 5000만원을 들고 자신이 지시한 장소로 올 것을 요구했다. 범인은 "마지막이니 신경 쓰라"라고 경고하며 "형호를 제가 데리고 있다고? 하하하"라고 웃기도 했다.
해당 장소에서 메모를 발견한 이군의 아버지는 '양화대교 남단 올림픽대로 첫 번째 교각 철제 배전반 위에 돈 가방을 놓고 가라'는 메모를 발견했다. 이군의 아버지는 현금 10만원과 신문지를 섞은 돈뭉치를 가방에 넣어 갖다 놓았다. 경찰이 잠복하고 있었지만, 범인은 가방을 들고 유유히 사라졌다.
돈을 가져간 범인은 다음 날 새벽에 전화를 걸어 "가짜 돈이 잔뜩 섞여 있다. 아들을 되찾고 싶지 않은 것으로 알겠다. 다만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은 감사하다"라는 말을 남긴 채 연락을 끊었다.
19일 범인은 한 차명계좌에서 현금인출을 시도했다. 은행 직원은 '사고 신고' 계좌라는 문구가 뜨자 당황해했고 범인은 문제가 생긴 것을 눈치챈 뒤 황급히 달아났다. 그 뒤로도 계속해서 범인의 연락은 없었다.
◇범인은 혼자 아닌 여러 명?…공소시효 만료
![/사진=영화 '그놈 목소리' 스틸컷](https://thumb.mt.co.kr/06/2024/01/2024012810394189088_4.jpg/dims/optimize/)
범인은 차분하고 냉정한 말투에 정확한 영어 발음을 할 줄 아는 인물이었다. 흥분한 상태에서도 존칭을 사용했다. 범인의 몽타주는 범인을 마주친 은행원의 기억을 토대로 작성됐다. 이군이 발견된 다음 날부터 수사는 공개로 전환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범인 목소리를 분석한 결과 이군의 친척인 이상재(가명)와 일치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상재는 이군 생모와 가까운 인척으로, 이혼 당시 이군의 아버지와 사이가 나빴으며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재가 사건 당시 경주에 머물렀다고 주장하면서 알리바이가 증명돼 사건은 원점이 됐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https://thumb.mt.co.kr/06/2024/01/2024012810394189088_5.jpg/dims/optimize/)
범인은 통화에서 '우리' '저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자신을 단순 가담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음성분석 결과는 동일 인물이나 계속해서 장소를 옮기며 메모를 전한 것으로 보아 범인이 여러 명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이형호군 유괴 살인사건은 2006년 1월29일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미제사건으로 남게 됐다. 공소시효 폐지 법안이 통과됐지만 사건이 벌어진 지 오래돼 이를 적용받지 못했다.
2019년 경찰은 해당 사건 재수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이 수사를 이어갔으나 범인을 밝혀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