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베닝크 ASML CEO/로이터=뉴스1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가 24일(현지시간) 진행된 연례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게 답한 내용이다.
베닝크 CEO의 이 같은 발언은 첨단 반도체를 대상으로 한 미국과 네덜란드 정부의 대중 수출 통제에 협력해야 하나, 레거시 반도체를 대상으로 한 장비는 계속 수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4일 로저 다센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올해부터 DUV 노광장비 NXT:2000i, NXT:2050i, NXT:2100i 및 이후 출시된 액침식 DUV 노광장비는 정부 수출허가를 받지 못할 것으로 확인받았다"며 이는 회사의 예측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또 일부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는 NXT:1970i와 NXT:1980i를 수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SML의 DUV 노광장비 NXT:1965Ci/사진=ASML 홈페이지
이 시각 인기 뉴스
또 차이신은 NXT:1970i까지 중국 수출이 금지된 건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베닝크 CEO는 NXT:1980i와 NXT:1970i는 차이가 거의 없어 한 제품으로 볼 수 있다고 해명했다.
NXT:1970i가 첫 출시된 건 2013년이며 2016년 출시된 NXT:1980i의 이전 버전이다. 두 장비의 정렬 정확도는 각각 3.5나노와 2.5나노이고, 시간당 웨이퍼 작업량은 각각 275개와 330개다.
결국 중국은 10년도 넘은 2013년 출시된 NXT:1965Ci만 구매할 수 있다. 이 장비의 정렬 정확도는 4.5나노이며 매시간 웨이퍼 250개까지 작업이 가능하다. 14나노이상 공정에서는 성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최첨단 NXT:2100i의 정렬 정확도 1.3나노에는 크게 못 미친다.
한편 ASML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275억5900만유로로 전년 대비 30.2% 늘었고 순이익도 39.4% 증가한 78억3900만유로로 집계됐다. 연간 매출총이익률은 51.3%로 지난 2021년(52.7%)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ASML의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은 29%로 대만(30%)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분기부터 중국 시장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중국 파운드리업체가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를 앞두고 ASML 장비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