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조원 부양책 검토에 中 포비아 멈출까... 증권가 "일단 투자 STOP"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4.01.2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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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인베스팅닷컴/사진제공=인베스팅닷컴


중국 정부가 370조원 규모의 증시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연초 이후 역사적 최저치까지 고꾸라진 중화권 증시 하락세가 멈췄다. 하지만 증권가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2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거래일대비 0.53% 상승한 2770.98에 마감했다. 전날 상해종합지수는 전저점에 근접한 2756.34에 마감했지만 이날 오후 소폭 상승했다.



홍콩H지수도 전일 장중 한 때 5000선이 붕괴하며 패닉 장세를 보였지만 이날 오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3% 이상 상승 중이다.

중국 정부가 약 2조위안(370조원)에 달하는 홍콩 증시 부양책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중화권 증시가 이날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플레이션, 정부 정책 불확실성에 추락
상해종합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지지선인 2800선을 지난 22일 하향 돌파했다. 홍콩H지수도 연초 대비 10% 가량 급락했다.

중국 증시의 하락은 경기(디플레이션)와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에 있다.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하는 정책 수단이 강력한 경기 부양과 구조조정, 두 가지인데 경기와 주식시장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다는 평가다.

각 지방정부별로 진행 중인 지방 양회에서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영향도 있었다. 현재까지 GDP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한 지역은 19개로, 이 중 8개가 올해 성장률을 대부분 지난해 대비 1~1.5%p 낮춰 발표했다.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전까지 중앙정부의 정책 스탠스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기댈 곳이 없는 본토자금은 해외 대표지수 ETF(상장지수펀드) 등으로 투자처를 변경 중이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트럼프의 대중국 압박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관련 상품도 줄줄이 청산... "투자 보수적 접근"
(베이징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CISCE)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3.11.2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베이징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CISCE)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3.11.28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중화권 주가 하락으로 관련 상품은 줄줄이 손실 부담이 커졌거나, 청산되고 있다. 올해 약 16조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뿐 아니라 상장지수증권(ETN), ETF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삼성증권은 24일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가 상장폐지된다고 공시했다.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는 장 종료 시점 실시간 지표가치가 1000원 미만으로 내려가면서 상장폐지된다. '삼성 레버리지 HSCEI ETN(H)'도 조기청산 위기다. 삼성증권은 이날 오전 삼성 레버리지 HSCEI ETN(H) 조기청산 사유 발생 가능에 따른 사전 안내했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계열사 글로벌X는 다음 달 19개의 ETF를 청산한다고 밝혔다. 그중 절반 이상인 11개가 중국 관련 ETF다.

이날 중국 정부의 부양책 소식에 일단 중화권 증시가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일단 투자 전략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라고 조언했다. 실제 정부의 과감한 정책이 실행되는지, 일련의 조치가 증시 급락을 저지하기 충분한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중립에서 보수적인 대응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확대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3월 5일 예정된 양회 업무보고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중국증시의 관건은 2분기부터 중국의 재정투자 확대가 실제 고용, 소비시장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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