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메신저' 이용도 멈췄다…尹-한동훈 갈등 봉합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박종진 기자 2024.01.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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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1.03.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1.03. *재판매 및 DB 금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전환됐다.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분열과 갈등이 불러올 파국을 양측 모두 엄중히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상황을 지켜본 국민에게 적절한 후속 조치를 내놓느냐가 관건이다. 재발 방지와 여론 설득이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해온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당초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지만 이를 전격 취소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 위원장의 공천 관련 행보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지난 21일 여당 국회의원 전체가 모인 메신저 단체방에 한 위원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지가 철회됐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면서 사실상 윤 대통령의 의중을 당에 전달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이번 갈등이 전면에 드러난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 의원이 추가 행동을 전격 취소하면서 이번 갈등은 본격적인 봉합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의 결정에는 윤 대통령의 뜻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막고 수습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무엇보다 총선이 8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분은 선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갈등 격화를 막았다. 한 위원장이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상황에서 마땅한 대안을 찾기도 어려웠다.

[강릉=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강원도 강릉 한 카페에서 열린 강원 지역 청년과의 대화에서 참석 대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1.19. *재판매 및 DB 금지[강릉=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강원도 강릉 한 카페에서 열린 강원 지역 청년과의 대화에서 참석 대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1.19.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친윤(친윤석열) 좌장이었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 선언을 하고 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상황에서 당내에서 의견을 모으고 의사결정을 주도할 구심점도 없는 상황이다.


갈등이 길어지면 공멸한다는 절박함도 확산했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확전을 막기 위해 전방위로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어떻게든 봉합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게 참모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 시스템이 훼손될 것을 강하게 우려한 윤 대통령도 여러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전날 오후부터는 '한 위원장과 함께 가야 한다'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앞에 대통령실과 당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상황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어서다. 공천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데 발단이 된 김경율 비대위원의 사퇴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이 경우 대통령실도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불법촬영 사건에 대해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국민이 다 지켜봤기 때문에 총선을 앞두고 갈등을 단순히 덮고 가는 식으로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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