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력한 부양책 원한다"…금리동결에 중화권 와르르 [Asia마감]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1.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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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22일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중화권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이날 오전 중국 인민은행은 실질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 중국 경기둔화 우려 속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대량 매도로 이어졌다. 연초부터 강세를 보인 일본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료된 것도 중국 증시에는 하락 요인이 됐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8% 떨어진 2756.34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거래에서 1% 미만의 낙폭을 보였던 지수는 장 마감을 1시간가량 앞두고 낙폭을 키워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다. 상하이와 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지수는 1.6% 떨어지면서 2019년 1월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2.27% 떨어진 1만4961.18을 기록했다. 항셍지수는 올해에만 10% 이상 추락하며 2016년 이후 최악의 출발을 기록하고 있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는 2.44% 하락한 5001.95로 거래를 마쳤는데, 장중에는 3.6%까지 추락하며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하기도 했다. 메이투안, 텐센트홀딩스 등 중국 기술 대기업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이날 인민은행의 대출우대금리(LPR) 발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대량 매도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LPR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인 1년 만기 LPR를 각각 3.45%와 4.2%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5개월째 동결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심화, 디플레이션 압박과 함께 경제성장률 회복을 위한 공격적인 통화 및 재정 조치를 꺼리는 중국 정부의 태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미국 금리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규제 감독 강화에 대한 우려가 (중국 증시)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고 분석했다. UBS 글로벌 자산의 에바 리 중화권 주식 책임자는 인민은행의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며 중화권 증시의 상승을 위해선 "더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는 중국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에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일본 도쿄의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62% 오른 3만6546.95로 장을 마감하며 1990년 2월 이후 33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화권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보다 매력적인 일본 시장으로 이동하는 등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앞서 일본 증시 상승 배경을 설명하며 "침체한 중국 본토 주식을 포기한 중국 개인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치솟고 있는 일본 주식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SCMP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315억위안(약 5조 8574억2500만원) 상당의 중국 본토 상장 주식을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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