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스라엘 공격 "일부 잘못" 인정…가자 사망자 2.5만명 넘어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4.01.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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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첫 공개 보고서 "이스라엘 공격에 일부 잘못… 민간인 공격은 우발적"

[가자지구=AP/뉴시스] 2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장갑차(APC)를 타고 정찰하고 있다. 2024.01.22.[가자지구=AP/뉴시스] 2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장갑차(APC)를 타고 정찰하고 있다. 2024.01.22.


가자지구 사망자 수가 2만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 '일부 잘못(some faults)'을 인정했다.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후 이에 대한 공식 보고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FP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21일(현지시간) 16페이지 분량의 공개 보고서를 통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필요한 조치(necessary step)'였으나 '일부 잘못'(some faults)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보고서는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대한 공격 전후의 상황을 설명하며, 잘못이 있었으나 공격의 타깃은 이스라엘 군인과 무기를 든 사람들에 국한됐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우리의 이야기(Our Narrative)'라는 제목의 해당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을 향한 기습 공격이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모든 음모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조치이자 정상적인 대응이었다"고 밝혔다.

[레임=AP/뉴시스] 2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레임에서 한 여성이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숨진 아들을 추모하는 나무를 심은 후 아들의 사진을 만지며 오열하고 있다. 2024.01.22.[레임=AP/뉴시스] 2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레임에서 한 여성이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숨진 아들을 추모하는 나무를 심은 후 아들의 사진을 만지며 오열하고 있다. 2024.01.22.
가자지구와 담장을 사이에 둔 이스라엘 남부를 향한 하마스의 공격에 당일 적어도 1139명(대부분 민간인)이 사망했고 약 240명이 인질로 붙잡혀갔다. 그 중 약 100명이 지난해 11월 말 정전 기간에 이스라엘 감옥 내 팔레스타인 죄수들 수백명과 맞교환돼 풀려났지만 나머지 인질들의 생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고문, 강간, 신체 훼손 등 전쟁범죄 혐의로 규탄했으나 하마스는 강간과 신체 훼손은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 군대와 군인을 생포해 이스라엘에 수감 중인 수천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석방하도록 압박하려 했을 뿐 하마스 무장 조직인 카삼 여단 소속 전사들이 민간인을 해치지 않는 것은 "종교적 도덕적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은 사례가 있다면 점령군과의 대치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전후 가자지구 문제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그들의 미래를 결정하고 내부 사안을 정리할 능력이 있으며 세상 그 어떤 단체도 그들을 대신해 결정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캠페인 △서안 지구와 예루살렘 등 '팔레스타인 땅'의 유대교화 △2000년부터 올해까지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살해 등 하마스가 공격을 감행한 이유도 나열했다.

[이스탄불=AP/뉴시스] 지난 1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집회가 열려 한 남성이 '살인자'라고 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진을 밟고 서 있다. 새해 첫날 이스라엘의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군중이 이스탄불에 모였다. 2024.01.02.[이스탄불=AP/뉴시스] 지난 1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집회가 열려 한 남성이 '살인자'라고 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진을 밟고 서 있다. 새해 첫날 이스라엘의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군중이 이스탄불에 모였다. 2024.01.02.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보고서를 발표한 후 성명에서 "하마스는 인질 석방을 대가로 전쟁 종식, 가자지구에서 우리 군 철수,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하마스의 집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면 우리 군인들의 희생은 헛된 것이며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아랍국가들은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관련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안보 통제권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한편, 이날 팔레스타인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는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2만5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팔레스타인 관리들과 인권 단체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에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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