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잡은 엑스코프리를 동력으로 신규 모달리티 기반 항암 분야 진출과 외부 품목 도입을 통한 후속 중추신경계 치료제 육성 등에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SK바이오팜 매출 성장 배경은 단연 엑스코프리다. 국내사가 후보물질 발굴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까지 전 단계를 독자적으로 수행한 유일한 품목으로, 2020년 출시 당시엔 드물었던 현지 직접 판매 전략을 선택했다. 다양한 기록을 쓰며 미국에 출시된 엑스코프리는 단 한번의 역성장 없이 매분기 실적 경신을 이어갔다. 출시 첫 해인 2020년 3분기 32억원에 불과했던 미국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757억원으로 껑충 뛴 상태다.
2019년 1239억원이던 SK바이오팜 매출액을 2021년 4186억원으로 견인한 엑스코프리는 공교롭게도 회사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기도 했다. 현지 직판체계에 도전한 첫 국산 의약품으로 현지 영업망 확보 등에 적잖은 비용이 투입된 탓이다. 수백억원 가량의 판관비에 매출 성장에도 불구 지난 2021년을 제외하고 줄곧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손익분기점에 가까워진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에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외형 증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초기 직판을 위해 투입됐던 자본들이 효율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추가 비용없이 안정적으로 유지관리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은 지난해 4분기에도 소규모 영업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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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약가 인상에 대비한 도매상 재고 축적 역시 흑자전환 전망을 밝히는 요소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엑스코프리는 매년 1월 약가인상을 시행해 도매상들이 선제적으로 재고를 쌓기 때문에 4분기 매출이 월간 처방량 대비 크게 증가하는 계절성 요인이 있지만, 올해 약가 인상폭이 예년 대비 약 2배 증가함에 따라 4분기 매출 증가폭이 예년과 달리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때문에 1분기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되며, 안정적인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견고해진 실적에 새 먹거리 확보 속도…외부도입·자체개발 구분없이 총력전
SK바이오팜 소속 연구원들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SK바이오팜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6월 62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미국 표적단백질분해(TPD) 전문기업 프로테오반트다. 현재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로 사명을 변경해 관계사로 있다. TPD는 기존 치료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표적이 되는 단백질을 분해·제거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법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해당 인수를 주도하며, 한층 무게감이 실린 상태다.
또 그룹 차원에서 투자한 미국 원자력 기업 테라파워와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협력도 강화한다. 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적 물질에 결합해 미량을 체내에 투여하는 방사성의약품은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신경계 질환에 특화된 회사의 역량을 항암 분야까지 확대하기 위한 선택이다. 이밖에 세포유전자치료제(CGT)까지 총 3종의 모달리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은 TPD와 RPT로 신기술이다 보니 시장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미 7개의 항암 초기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추신경계 파이프라인 역시 자체 품목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소아 뇌전증의 일종)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임상 3상 중)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외부 물질·품목의 도입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