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봉쇄령…"전염병 사흘 뒤 사망" 공포에 떤 中우한[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4.01.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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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0년 1월23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한커우 기차역 밖에서 사람들이 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 /사진=AP2020년 1월23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한커우 기차역 밖에서 사람들이 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 /사진=AP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도시를 떠나지 마라."

2019년 12월,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던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최초 보고됐다. 이듬해 1월9일 첫 사망자가 나온 뒤 중국 내 확진자 수는 60명대에서 500명으로 급증하는 등 하루 만에 100~200여명씩 늘어났고, 사망자 수도 20명에 육박했다. 이에 현지 당국은 대응 수위를 최고 수위로 높이는 한편, 우한시는 같은 해 1월23일 오전 10시를 기해 한시적 '봉쇄령'(Lock down)을 내렸다. 도시로 오가는 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해" 中 우한 봉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우한대학 중난병원 ICU(특수치료시설)에서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AP(중국 신화통신 제공)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우한대학 중난병원 ICU(특수치료시설)에서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AP(중국 신화통신 제공)
1월23일 이후 우한은 봉쇄됐다. 시내 대중교통과 항공편 및 열차 등 교통망을 멈춰 세웠고 도시 거주자들에게 특별한 사유 없이는 도시를 떠나지 말라고 권고했다. 우한시를 떠나는 항공편, 기차, 장거리 버스 운행 등이 잠정 중단됐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도 멈췄다. 한국 역시 이날부로 인천-우한 간 모든 항공편이 중단됐다. 중국 정부는 춘제(중국의 설) 기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연휴를 연장, 당시 현지 대다수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세계 경제도 막대한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세계 정부의 움직임은 빨라졌다. 러시아는 중국과 맞닿은 국경 대부분의 구간을 봉쇄한다고 밝혔고, 카자흐스탄과 몽골 역시 중국으로 갈 수 있는 모든 구간을 폐쇄했다. 이탈리아도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모두 중단했다. 미국은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여행경보 4단계('여행 금지'을 권고하는 최고 단계)를 발령했다.

봉쇄 조치가 장기화되자 우한시 주민들은 외부와 단절됐다는 공포감에 시달려야 했다. 제대로 된 치료 없이 사망하는 일도 벌어졌다. 같은 해 2월,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당시 후베이영화제작소 '샹인샹'(像音像)의 간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창카이(常凱)와 그의 부모, 누나까지 총 4명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연이어 숨지는 비극이 벌어졌다. 창카이의 아버지가 가장 먼저 코로나19 증세를 보여 병원을 방문했으나 병상이 없어 입원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아버지는 불과 사흘 뒤 사망했고 그를 간호하던 가족들도 잇따라 코로나19에 확진돼 증세를 보이다 숨졌다.

현지 설치미술가 아이웨이웨이는 봉쇄령이 내려진 우한시의 당시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코로네이션'(Coronation)을 제작,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 소개에서 그는 "정부가 수많은 환자 수를 숨겼고 전염병 관련 정보를 밝힌 의료진을 처벌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다큐멘터리에는 코로나19 치료를 목적으로 우한 시내 병원 ICU(특수치료시설) 내부 모습이 담겼는데, 한 환자는 "주사를 놔주거나 전문 약을 주는 것도 아니다"라며 "항상 같은 약을 준다. 날 왜 여기 가두는지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예산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봉쇄령'에도…세계 집어삼킨 '코로나19'

2021년 8월2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2021년 8월2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같은 해 1월30일, 당시까지 가장 많은 수인 1982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고 전체 환자는 9692명을 기록했다. 사망자 역시 이날 하루에만 43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으면서 최대치를 기록, 전체 사망자 수는 200명을 넘어섰다. 중증 환자 역시 15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76일간 멈췄던 도시는 그 해 4월8일이 돼서야 재가동되기 시작했다. 2월 중순부터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당국에 따르면 당시 우한에선 14일간 단 단 2건의 신규 확진 사례가 보고됐고, 4월6일에는 지난 1월 말 이후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3월18일에는 우한 내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0명'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선언 수순을 밟아왔다.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서 우한 시민들은 휴대전화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입증하는 '건강 QR코드'가 있을 경우 타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 3월 말 시내 이동 제한은 풀였으나 시 밖으로 나가는 것은 금지돼 있었다.

그러나 봉쇄 해제를 두고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었다고는 해도, 봉쇄 해제 당시 기준 중국 내 누적 확진자 수는 8만1740명, 사망자 수는 3331명에 달했다. 중국 통계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을 뿐 아니라 '무증상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은 본격화됐다. 2020년 3월 초 전 세계 113개국에서 11만명 이상의 확진자 수가 발생했고, 사망자 수는 4000명을 돌파했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자 그동안 '팬데믹'(세계 대유행) 선언을 미루던 WHO(세계보건기구)는 같은 달 11일(현지시간) 끝내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팬데믹으로 선포했다. 이후 전 세계 시간을 3년간 멈춰 세운 코로나19는 22일 오후 현재 기준 7억 211만9836명의 확진자와 697만1877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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