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홍콩 증시에서 많이 매수한 종목 2위는 중보신재그룹(HK:2439), 3위는 키즈테크홀딩스(HK:6918)다. 한달간 중보신재그룹에는 1217만여달러(약 162억9109만원), 키즈테크홀딩스에는 1162만여달러(약 155억5478만원)어치 매수세가 몰렸다.
반면 중보신재그룹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플라스틱 제품 제조 업체다. 중국 길림성에 본사를 둔 중보신재그룹은 2014년 설립됐고 홍콩 증시에 상장된지 1년을 갓 넘긴 새내기주다. 키즈테크홀딩스도 마찬가지로 중국에 본사를 둔 장난감 및 어린이 제품 업체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내에서도 증권사의 분석 리포트가 없을 정도다.
이와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인 종목이 또 있었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중국 가사 서비스 업체인 이홈하우스홀딩스(EJH)의 주가가 61.25%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이 참여한 리딩방에서 며칠 만에 3~5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한 종목이었다. (관련 기사: "큰 돈 번다" 찍어준 주식 급등, 또 샀더니…'89% 폭락'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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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JH의 사례처럼 주가 폭락 이후 중보신재와 키즈테크홀딩스의 종목토론방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빼곡하다. 유명인이나 유명 금융회사를 사칭한 리딩방에서 '멘토'와 '교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추천받은 종목이라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만난 사람이 추천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로맨스스캠'을 주장하는 투자자도 있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가 리딩방에 속아 매수한 해외 주식이 폭락하는 사례가 반복되지만 막을 방법이 없다. 투자자들이 손실을 만회하려는 목적으로 추가 매수에 나서는 사례도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리딩방을 통해 중국 주식을 매수한 뒤 80%대 손실을 본 투자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차피 시가총액이 얼마 되지 않는 기업인데 투자금이 휴지조각이 되는 것보다는 추가 매수를 하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