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네일. /사진=KIA 타이거즈](https://thumb.mt.co.kr/06/2024/01/2024011914591435411_1.jpg/dims/optimize/)
심재학(52) KIA 단장은 19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데려올 수 있는 선수 중에서는 제임스 네일(31)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다. 또 지금 시점에는 계약을 해야만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과 인사도 하고 KBO리그에 적응하는 기간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빠르게 계약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KIA는 윌 크로우(30)에 이어 메이저리그 현역 투수들로만 외국인 투수진을 꾸리게 됐다. 최근 메이저리그 투수 FA들의 계약이 늦어지는 가운데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있는 투수를 데려오긴 쉽지 않다. 하지만 KIA의 새로운 국제 스카우트진이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탄탄한 연락망을 구축한 덕분에 영입 결정부터 계약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심 단장은 "기존에 추린 명단에서도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여기서 더 기다렸다가는 좋은 투수를 구하기 쉽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렸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에 연락을 취했다. 새로운 스카우트들이 세인트루이스 쪽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덕분에 세인트루이스 단장 보좌와 빠르게 합의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네일. /AFPBBNews=뉴스1](https://thumb.mt.co.kr/06/2024/01/2024011914591435411_2.jpg/dims/optimize/)
또 다른 미국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에 따르면 네일은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50% 이상의 땅볼 유도율을 보였다. 마이너리그 커리어하이 시즌 중 하나인 2021년 트리플 A에서는 51경기 동안 땅볼 유도율 56.3%를 찍으면서 8승 무패 평균자책점 4.04, 62⅓이닝 51탈삼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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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한 제구력과 2016년 마이너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수비력은 원활한 땅볼 생산을 돕는다. 네일의 수비력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팅 리포트에도 따로 특기될 정도로 인상적이어서 2016년 한 해에만 로우 싱글A에서 트리플A까지 단번에 리그 4단계를 월반하면서도 48번의 수비 기회에서 단 한 개의 실책도 하지 않았다. 최근 KBO리그에 오는 땅볼 유도형 투수들이 잇따라 성공하고 있는 전례를 볼 때 네일의 이러한 퍼포먼스도 눈여겨볼 요소다.
한층 물오른 KIA 내야의 수비력은 네일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한국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KIA 내야는 90.25%로 KT(91.6%) 다음으로 높은 타구 처리율을 보여줬다. 병살 처리율도 46.5%로 SSG 랜더스(48.9%) 다음이었고 내야진 실책 수도 70개로 한화 이글스와 함께 최소 실책 리그 공동 2위였다. 심 단장은 "지난해 우리 팀 실책율만 보면 리그 상위권이다. 투심 패스트볼(싱커)을 위주로 던지는 네일을 지원할 수 있는 내야라고 생각한다. 또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네일 역시 우리 내야수들을 도와줄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제임스 네일(오른쪽)이 땅볼 타구를 잡아 타자를 아웃시키고 있다. /AFPBBNews=뉴스1](https://thumb.mt.co.kr/06/2024/01/2024011914591435411_3.jpg/dims/optimize/)
잔부상에 시달리는 외국인 투수들에게 시달리고, 이닝 이터를 찾아볼 수 없던 KIA에는 이런 네일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KIA는 그동안 건강한 외국인 투수의 존재에 목말라 했다. 외국인 투수가 팀 내 최다 이닝을 소화한 것이 2017년 헥터 노에시(37)의 201⅔이닝이 마지막일 정도로 그동안 KIA의 외국인 투수들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2018년 헥터 노에시가 174이닝을 던진 후 17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조차 한 명도 없다. 자연스레 팀 내 최다 이닝 소화 투수는 양현종(36)의 몫이었고, 그가 메이저리그 도전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2021년조차 팀 내 최다이닝은 153이닝의 임기영(32)이었다. 외국인 선발들은 2020년 애런 브룩스(34)-드류 가뇽(34) 이후 풀시즌을 치르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그 탓에 KIA는 불펜 투수보단 메이저리그에서는 불펜이더라도 트리플A에서는 선발 경험이 풍부한 투수를 원했다. 더욱이 올 시즌 KIA는 외국인 투수만 제대로 데려온다면 우승 후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그런 만큼 외국인 투수 찾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윌 크로우./사진=KIA 타이거즈](https://thumb.mt.co.kr/06/2024/01/2024011914591435411_4.jpg/dims/optimize/)
![윌 크로우./AFPBBNews=뉴스1](https://thumb.mt.co.kr/06/2024/01/2024011914591435411_5.jpg/dims/optimize/)
KIA는 크로우에게 1선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키 185㎝, 몸무게 108㎏의 큰 체격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이 특기다. 크로우 영입 당시 심 단장은 "크로우는 뛰어난 구위가 장점인 우완 투수로,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위력적인 선수이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만큼 경험이 풍부해 구단 선발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단 한 가지 크로우에게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크로우는 지난해 11월 시즌 종료 후 피츠버그로부터 방출당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어깨 부상이었다. 4월 5경기에 나선 이후로는 어깨 통증으로 6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7월 20일 지명할당 처리 후에는 피츠버그 트리플A 팀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에 배정돼 14경기 27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제임스 네일./AFPBBNews=뉴스1](https://thumb.mt.co.kr/06/2024/01/2024011914591435411_6.jpg/dims/optimize/)
심 단장은 "네일이 최근 불펜으로 뛰는 일이 많아 이닝 소화 능력에 대해 걱정하는 시선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진갑용 수석 코치와 현장 코치들의 도움을 받았다. 네일의 자료와 영상을 보여주고 선발 투수로 어느 정도 이닝을 소화 가능할지 논의했고, 지금의 투구 메커니즘이면 큰 무리 없이 KBO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할 수 있는 투수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KIA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마지막으로 2024시즌 외인 구성을 마무리하게 됐다. KIA 구단 역사에 있어 외국인 원투펀치의 존재는 특별하다. 21세기 들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과 2017년 모두 뛰어난 외국인 원투펀치가 있었다. 2009년에는 아킬리노 로페즈(49)가 29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3.12, 190⅓이닝 129탈삼진, 릭 구톰슨(47)이 26경기 13승 4패 평균자책점 3.24, 161⅓이닝 95탈삼진으로 맹활약하면서 12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2017년에도 헥터라는 역대급 이닝이터가 있었다. 헥터는 30경기 20승 5패 평균자책점 3.48, 201⅔이닝 149탈삼진을 기록하면서 30경기 9승 7패 평균자책점 4.14, 176이닝 143탈삼진의 팻 딘(35)과 함께 KIA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폭발적인 구위의 크로우와 안정적인 네일의 조합은 또 한 번 KIA 구단 역사에 남을 외국인 원투펀치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