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환종 티에이비 대표 /사진제공=티에이비
그러나 식수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상하수도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당장 식수 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면 각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간이 정수시설이 필요하다.
2분이면 물 속 세균 99.9% 살균…삼성도 반했다
우크라이나 병원에 공급된 '라디스' /사진제공=티에이비
오 대표의 아이디어는 2018년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3억원을 지원 받았다. 이듬해 지정 위탁 사업에 선정돼 티에이비를 설립하게 됐다. 오 대표는 "이를 통해 빠르게 연구개발(R&D)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 대표가 겨냥한 주요 시장은 개발도상국이다. 공적개발원조(ODA) 목적으로 주로 납품된다. 정부가 구입해 우크라이나 병원에 1000대를 납품했다. 오 대표는 "병원에 있는 무균실 환자들에게는 밀봉된 생수가 공급돼야 하는데 일반적인 생수는 개봉 이후 4시간 넘으면 폐기해야 한다"며 "그러나 라디스로 살균을 하면 4시간 지난 이후에도 다시 마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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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약 3000대를 공급했으며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외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ODA 목적 이외에도 △젖병 소독 △개인용 마스크 살균 △캠퍼들을 위한 식수 살균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탄자니아 가정집에 설치된 '스프링 탭' /사진제공=티에이비
티에이비는 2021년 4월 코이카의 초기기업 사업화 교육 프로그램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에 선정됐다. CTS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ODA에 적용해 기존 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려웠던 개발 협력 난제를 해결하는 걸 목표로 한다. CTS에 선정된 기업은 3억원의 지원금과 함께 운용사인 한국가치투자로부터 일대일 맞춤형 멘토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스프링 탭은 텀블러 크기의 간이 정수 필터다. 물이 가득 든 물통 입구에 부착하고, 옆으로 눕혀 놓으면 시간당 1ℓ의 깨끗한 식수를 생산한다. 자기 전에 눕혀 놓으면 10~15ℓ 의식수를 얻을 수 있다.
오 대표가 스프링 탭을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 쓴 점은 가격과 편의성이다. 기존 간이 정수기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다. 오 대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아리 형태의 간이 정수기와 비교해 스프링 탭의 가격은 절반 수준"이라며 "무게도 훨씬 가볍고, 세척도 쉽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만든 것도 스프링 탭만의 특징이다. 오 대표는 "한국에서는 스프링 탭 케이스만 생산하고, 조립 생산은 현지에서 진행한다"며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티에이비는 올해 스프링 탭 5000대를 탄자니아에 수출할 계획이다.
사회공헌에 탄소배출권까지…돈 되는 간이 정수기오 대표는 스프링 탭을 탄소배출권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개발도상국에서는 깨끗한 식수를 얻기 위해 물을 끓이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문제가 심각하다"며 "간이 정수기만으로 탄소 배출량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덴마크의 베스터가르드프랑센그룹에서 개발한 빨대형 간이 정수기 '라이프 스트로우(Life Straw)'를 케냐 서부에 88만대를 공급한 결과 270만톤 규모의 탄소 배출을 절감했다.
오 대표는 "구독경제식 모델로 스프링 탭으로 생산되는 식수의 양을 추적해 탄소배출권을 얻을 계획"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기업 역시 관심을 보이며 협업을 제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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