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되는 지방 살리기 위해선 철도 연장 절실... 새 도약 꿈꾸는 진도

머니투데이 진도(전남)=최지은 기자 2024.01.2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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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반전은 가능하다]③김희수 전남 진도군수에게 '지방소멸'을 묻다

편집자주 출산율은 급전직하하는데 설상가상으로 젊은 인구는 수도권으로만 몰린다. 지방 인구가 줄어들고 지역 활력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방소멸은 '생존'의 문제다. 지방소멸 위기 지역인 전남 진도군의 생존법을 들여다본다.

지난 11일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가 진도군청에서 머니투데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상봉 기자지난 11일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가 진도군청에서 머니투데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상봉 기자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멸위험도가 높은 인구급감지역에 집중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는 '지방소멸 대책으로 가장 먼저 지원돼야 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진도군의 인구수는 2003년 3만8382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만8979명으로 줄어들었다. 20년간 1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진도군을 떠났다.



지난해 진도군에서 태어난 아기는 단 89명에 불과했다. 총인구수 대비 만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은 37%지만 청년인구 비율은 11%에 그친다. 딱 10년 전 진도군 앞바다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면서 경제 활력도 떨어졌다. 진도군민들 역시 추모 대열에 동참하며 묵묵히 버텨왔지만 한 번 꺾인 활력을 단번에 회복하긴 어려웠다.

진도군은 군민들이 만든 상품을 진도군민과 관광객 등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지역에는 '동네상점'을 구축했다. 진도군 내 8개 면에 마련된 동네상점에 보배마실 제품들이 비치됐다.



군은 생산과 상품 제작, 유통까지 생각해야 하는 생산자들의 상황을 고려해 100평이 넘는 가공시설을 군에서 직접 마련하고 포장과 밀키트 등 상품개발도 돕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우편사업진흥원과 유통채널 확대와 온라인 판매 활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도 진도군 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미국, 호주와 각각 500만 달러, 100만 달러 상당의 농수산물 수출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에는 오스트리아 등 유럽과의 협약 체결을 위해서도 논의 중이다.

김 군수는 "이전까지는 진도군이 쌀, 전복 등 재료 자체를 판매하는 데 공을 들였기에 부가적인 소득이 많지 않았다"며 "가공시스템을 강화하고 유통 활로를 다변화해 내수와 수출 모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연구 개발에 힘을 쏟으려 한다"고 밝혔다.


진도군은 철도 교통망 확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려면 관광객들의 방문도 중요하다. 현재 KTX와 일반철도는 전남 목포시까지 이어져 있다. 서울에서 진도군으로 가려면 6시간 넘게 승용차를 타거나, KTX로 목포역까지 가 시외버스나 렌터카로 갈아타야 해 여행계획을 짜려면 '큰 맘'을 먹어야 한다. 진도까지 이어지는 열차 노선이 생긴다면 관광객 유입이 확대되고 지역에 그만큼 활기가 될 것이라는 게 김 군수의 생각이다.

진도군은 이미 풍부한 관광 자원을 갖추고 있다. 진도군에는 작은 섬들이 새 떼처럼 많이 있다는 '조도군도'를 포함해 260여개의 섬이 자리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330척의 배를 이끌고 온 왜군을 격파한 울돌목도 진도군에 있다. 바다 중간이 2.8㎞가량 열리는 신비의 바닷길도 유명하다.

김 군수는 "진도군은 외세의 침략을 몸소 막은 호국 성지이자 천혜의 자연경관과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민속문화예술특구"라며 "철도 등 교통망이 확충된다면 진도군의 정주 여건이 개선되고 지역 간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육상의 철도와 해상 실크로드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성장엔진을 동력 삼아 우리 진도군이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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