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HMM.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는 17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오는 2025년 2월부터 새 해운동맹인 ''제미니(쌍둥이) 협력'을 결성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아시아·북유럽·지중해·중동·인도·미 동안 및 서안 등 전 세계 26개 노선에 걸쳐 선박 총 290척, 340만TEU(6미터 컨테이너 1개)의 선복량을 운영한다. 이중 머스크가 60%, 하파그로이드가 40%를 담당한다. 하파그로이드가 2025년 1월에 '디 얼라이언스'를 떠나고 머스크 역시 같은 달 MSC와 결성했던 '2M'에서 나오게 된다.
'디 얼라이언스'는 유일한 유럽기반 선사이자 운용 선박 기준 가장 큰 선사가 떠나면서 존립이 위태로워진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6위 일본 ONE(6.3%), 8위 한국 HMM(2.8%), 9위 대만 양밍(2.5%)만으로 동맹을 꾸리게 됐다. 아시아 기반 선사들만 남아 선복량과 영업 네트워크를 비롯해 글로벌 영향력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 디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은 그동안 오션 얼라이언스나 2M보다 더 큰 비중의 선대를 동맹에 투입해왔다. 그럼에도 디 얼라이언스는 오션얼라이언스나 2M보다 아시아~유럽 노선 점유율이 낮았다. 이제는 실적 2위였던 아시아~북미 노선에서도 '제미니 연합'에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홍해 사태로 운임이 급등하긴 했지만 당초 올해는 공급 과잉에 따른 불황이 전망됐다. 이에 코로나19 호황기 때 2M 해체를 선언했던 머스크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새 파트너를 찾고, 하파그로이드는 보다 선호하는 조건을 찾기 위해 머스크와 손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는 새 연합 결성 이유에 대해 "항만대기요청이 감소하면서 외부 변수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HMM에 주어진 선택지는 당장 많지 않다. 디 얼라이언스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어 각 선사가 개별적으로 움직이기 힘들다. 업계에서는 하파그로이드가 디 얼라이언스에 남아있는 1년 동안 업황에 따라 디 얼라이언스에 새로운 선사가 추가되거나 기존 동맹이 해체될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다고 본다. 선사가 새로 동맹에 들어올 경우, 글로벌 탑10 선사 중에서는 1위 MSC와 10위인 이스라엘 ZIM이 후보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MSC에 디 얼라이언스 영입을 제안해도 들어올 유인이 없다"며 "확실한 것은 2025년 1월부터 기존 구도가 새롭게 바뀐다"라고 밝혔다. HMM 관계자는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