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사진=KRISS
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신임 원장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난 자리에서 "교정·측정 능력에서 이미 한국은 일본(6위)을 앞섰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산업 발전을 위한 측정과 표준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며 "얼마나 정확한 기준으로 실험하고, 그 결과를 누가 먼저 표준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산업·시장 지형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KPS용 '원자시계' 개발...자율주행 지능형 교통쳬계 고도화=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8일 취임하기 전 38년간 표준연에서 시간측정표준을 연구해온 공학자로 '세슘원자시계 KRISS-1'개발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KRISS-1은 300만 년에 1초 오차를 가진 매우 정확한 시계로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협정시(UTC) 생성에 기여했다. 세계 모든 나라가 세계협정시를 이용해 1초 시각을 맞춘다. 전자상거래, 통신, 내비게이션 등 일상 속 모든 서비스가 이 기준을 따른다.
우리만의 항법위성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군사적 목적 못지 않게 산업적으로도 중요하다. KPS가 추가되면 현재 17~37m 수준인 GPS 오차가 센티미터(cm) 단위로 줄어든다. 빌딩 숲 사이를 지날 때 GPS 신호가 끊기는 일도 사라진다. 그러면 자율주행과 드론(무인기) 등 지능형 교통체계의 고도화가 가능하다.
이 원장은 "원자시계는 고난도 기술이고 군사적 목적과도 이어져 있다 보니 가격이 비싸고 기술이전이 쉽지 않다"며 "자체 기술로 만든 원자시계를 탑재했을 때 진정한 항법시스템의 홀로서기를 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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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큐비트 초전도 양자컴·양자소자 인증 체계 개발=원자시계는 양자역학 기반으로 만든다. 표준연은 이 역량을 기반으로 미래산업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는 양자기술(컴퓨팅·센싱·통신) 분야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 원장은 "양자컴퓨팅의 핵심은 측정"이라며 "아무리 대기업에서 소자를 잘 만들 수 있다고 해도 그 소자를 잘 제어하고 신호를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표준연은 10년 전부터 초전도 양자컴퓨팅을 연구해왔고, 30년 전엔 양자물리연구실을 운영했던 만큼 양자기술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분야"라고 덧붙였다.
표준연 관계자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연구의 경우 지난 2022년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단'이 출범하고 3년째 접어들었다. 올해 말까지 20큐비트급 초전도 양자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또 양자소자 인증 체계도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자기술 분야에서 정책과 전략연구의 허브 역할을 할 '양자국가기술전략센터'도 지난해 정부로부터 유치해 올해 원장 직속 조직으로 정식 출범한다. 이 원장은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성과를 창출해 양자기술에 대한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국가전략기술 연구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