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울이 17일 삼성과 FA 계약을 맺고 주먹을 쥔 포즈를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강한울이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 구단은 17일 "FA 강한울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세부조건은 계약기간 1+1년, 연봉 2억 5000만원, 옵션 5000만원 등 최대 3억원이다.
이종열 단장은 "내야 올라운드 플레이어와 좌타 대타로서 가치를 가진 강한울과 계약으로 팀의 뎁스가 한층 단단해졌고 무엇보다 작년 출전 경기 수가 많았던 이재현의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KIA 시절 강한울.
강한울.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제 제대로 자리를 잡나 했던 1라운드 출신 기대주에게 시즌 후 큰 변화가 일었다. KIA가 삼성에서 풀린 거포 최형우를 영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보상선수로 강한울이 보상선수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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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한 삼성은 2016년 내야에 부상자도 많았고 뎁스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었고 강한울은 딱 맞는 자원이었다. 대성공으로 보였다. 2017년 이적 첫해 135경기로 풀타임 시즌을 보냈고 규정타석까지 채웠다. 타율은 0.303 125안타 58득점 12도루를 기록했다.
꾸준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듬해 83경기에서 타율 0.259를 기록했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상무에서 시간은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 2019년 무려 타율 0.395에 홈런 없이도 OPS(출루율+장타율) 0.955를 기록했다. 이듬해 9월 전역한 강한울은 시즌 막판 적은 기회에도 다시 타율 0.305를 기록하며 내년 시즌을 기대케 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됐다. 2021년 타율 0.260으로 아쉬움을 남기더니 2022년엔 94경기에서 타율 0.323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OPS는 0.773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 수준이었다.
강한울의 수비 장면. /사진=삼성 라이온즈
주루 플레이하는 강한울. /사진=삼성 라이온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만난 강한울은 "FA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잘해야 따라오는 것이다. 팀이 성적을 잘 낼 수 있게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그러나 4월 치른 7경기에서 타율 0.087(23타수 2안타)에 그치며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한 달 가까이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고 5월 초에서야 다시 콜업됐다. 1군 복귀 후 며 3차례나 멀티히트를 때려냈던 강한울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너무 못하고 있다. 안타는 나와도 감이 좋은 것 같지는 않다. 타이밍이 너무 안 맞는다"고 답답해했다.
시즌 초 팀은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었다. 강한울은 "무조건 잘해야한다는 생각 밖에 없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던 강한울은 7월 타율 0.340(47타수 16안타)로 반등의 기미를 보였으나 결국 시즌을 타율 0.217 OPS 0.551로 마쳤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잘해야 했던 시즌이었으나 2년차였던 2015년 이후 손꼽을 만큼 최악의 1년을 보냈다.
KBO리그 통산 8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8, 574안타, 158타점을 기록한 강한울은 지난해 아쉬운 성적에도 FA 재수가 아닌 시장의 평가를 받길 원했다. 기대와 달리 협상은 길어졌다. 하루 전인 16일 오승환과 계약을 마친 이종열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처음부터 잔류하겠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며 샐러리캡 등과 관련해 세부적인 부분을 다듬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는데 강한울은 이와는 경우가 달랐다. 구단과 강한울 스스로에 대한 생각이 차이가 컸다.
이 단장은 강한울의 계약과 관련해 "잘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계약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이날 바로 강한울과의 계약 소식을 전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새로 부임한 이종열 삼성 단장.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종열 단장(오른쪽)이 FA 개장 초반 김재윤과 계약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2021년 시즌 막판까지 선두 경쟁을 벌이며 타이브레이크 끝에 아쉽게 정규리그 2위, 가을야구에서 최종 3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지만 2016년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가을야구 경험은 이 때가 유일했다. 2022년 7위로 추락한 삼성은 지난해 한 계단 더 내려섰다.
단장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알려진 이종열 단장을 선임했고 그는 효율적 운영의 대가인 테오 엡스타인식의 운영을 모토로 삼았다.
'단장의 시간'으로 불리는 스토브리그가 시작됐고 이종열 단장은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였다. FA로 시장에 나온 불펜 최대어 김재윤을 4년 총액 58억원(계약금 20억·연봉 합계 28억·인센티브 합계 10억원)에 영입했다. 오승환과 보직 중복 우려에 대해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아주 선의의, 기분 좋은 경쟁이 될 수 있다. 감독님 입장에서는 훨씬 좋다"며 "감독님과 얘기 많이 했었고 충분히 다 조율 가능한 부분이다.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자신감도 나타냈다.
이어 "삼성이 선수층이 얇은 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걸 더 키우는 쪽에 포커스를 두려고 한다"면서도 "의미 없는 선수를 영입하진 않을 것이다. 원하는 선수가 있더라도 정말 터무니없이 오버페이에서 할 수는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분(금액)만큼 돼야 진행이 가능한 것"이라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암시했다.
FA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투수 임창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내부 FA로 잔류한 투수 김대우. /사진=삼성 라이온즈
잠잠했던 삼성은 해를 넘겼고 연초 백전노장 불펜 투수 FA 임창민(39)과 2년 총액 8억원(계약금 3억·연봉 합계 4억·옵션 1억원) 계약 소식을 전했다. 나이가 많지만 직전시즌 26세이브 ERA 2.51을 기록한 또 한 명의 마무리 가능 자원으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이민호(31)를 연봉 4500만원에 추가 보강했다. 삼성은 "2021년 군 제대 후 KBO리그 등판 기록은 없지만 트레이닝 강화를 통해 잔부상 없이 시즌을 보낸다면 불펜의 뎁스를 더해주는 투수로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일 지난 시즌 불펜에서 가장 많은 64이닝을 소화한 김대우(36)와도 2년 총액 4억원(계약금 1억·연봉 합계 2억·옵션 1억원)에 계약을 마쳤고 이 단장은 계약 직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스윙맨으로 시장에서 가장 좋은 투수"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16일 드디어 기다렸던 오승환(42) 영입 소식이 전해졌다. 2년 총액 22억원(계약금 10억원, 연봉 합계 12억원) 규모였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만 구원왕 5차례에 오르며 전인미답의 400세이브를 기록한 살아 있는 전설이다. 이날 계약으로 사실상 영구결번과 성대한 은퇴식까지 미리 예약했다.
16일 2년 총액 22억원에 FA로 잔류한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400세이브 달성 경기 때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효자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뷰캐넌을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문제로 인해 붙잡지 못한 것이 옥에 티일 수 있으나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이예스에 외국인 타자는 코너 내야 수비가 가능한 데이비드 맥키논으로 싹 바꿨다.
이종열 단장은 전날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잘 마무리가 된 것 같다. 이제부터는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또 연구를 해봐야한다"며 특히 강화된 불펜에 대해 "한 명이 아니라 어쨌거나 (마무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3명이나 왔고 그 선수들이 각자의 역량이 있고 그걸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시너지 효과도 날 수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이제는 감독님의 시간이다. 감독님이 잘 꾸려서 멋진 모습을 보이면 작년에 38번의 역전패가 있었는데 그걸 반으로 줄임으로써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감독님이 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폭이 훨씬 넓어질 수 있다.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선수를 영입하면서도 효율성은 놓치지 않았다. 많은 나이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삼성에 부족했던 경험을 더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선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제 스프링캠프를 통해 새 시즌을 맞이할 준비만 하면 되는 삼성이다.
지난해 오승환의 400세이브 달성 축하이벤트가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 삼성 라이온즈
- 김재윤(34·KT→삼성·B등급) : 4년 총액 58억 원(계약금 20억 원, 연봉 합계 28억 원, 인센티브 합계 10억 원)
- 임창민(39·키움→삼성·C등급) : 2년 총액 8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합계 4억 원, 옵션 1억 원)
- 김대우(36·재계약·C등급) : 2년 총액 4억 원(계약금 1억 원, 연봉 합계 2억 원, 옵션 1억 원)
- 오승환(42·재계약·C등급) : 2년 총액 22억 원(계약금 10억 원, 연봉 합계 12억 원)
- 강한울(32·재계약·C등급) : 1+1년 총액 3억 원(연봉 합계 2억 5000만 원, 옵션 5000만 원)
▷ 롯데 자이언츠
- 전준우(38·재계약·B등급) : 4년 총액 47억 원(보장액 40억 원, 인센티브 7억 원)
▷ 한화 이글스
- 안치홍(34·롯데→한화·B등급) : 4+2년 총액 72억 원(4년 보장액 47억 원, 인센티브 8억 원 / 추가 2년 뮤추얼 옵션: 보장 13억 원, 인센티브 4억 원)
- 장민재(34·재계약·C등급) : 2+1년 총액 8억 원(연봉 합계 6억 원, 옵션 2억 원)
▷ KIA 타이거즈
- 고종욱(35·재계약·C등급) : 2년 총액 5억 원(계약금 1억 원, 연봉 1억5000만 원, 인센티브 1억 원)
- 김선빈(34·재계약·B등급) : 3년 총액 30억 원(계약금 6억 원, 연봉 총액 18억 원, 옵션 6억 원)
▷ 두산 베어스
- 양석환(33·재계약·A등급) : 4+2년 총액 78억 원
(4년 보장액 65억 원 / 추가 2년 뮤추얼 옵션: 13억 원)
▷ LG 트윈스
- 임찬규(32·재계약·B등급) : 4년 총액 50억 원(계약금 6억 원, 연봉 합계 20억 원, 옵션 24억 원)
- 오지환(34·재계약·B등급) : 6년 총액 124억 원(계약금 50억 원, 연봉 합계 50억 원, 옵션 24억 원)
- 함덕주(29·재계약·B등급) : 4년 총액 38억 원(계약금 6억 원, 연봉 합계 14억 원, 옵션 18억 원)
▷ SSG 랜더스
김민식(35·재계약·C등급)
: 2년 총액 5억 원(연봉 합계 4억 원, 옵션 1억 원)
▷ 키움 히어로즈
이지영(38·B등급·재계약 후 SSG와 사인 앤드 트레이드)
: 2년 총액 4억 원(연봉 합계 3억 5000만 원, 옵션 5000만 원)
◆ 미계약자(3명)
▷ LG 트윈스(1명)
김민성(36·B등급)
▷ KT 위즈(1명)
주권(29·A등급)
▷ 두산 베어스(1명)
홍건희(32·A등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