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군대" 했던 톱스타 배신…전국민 밉상 된 스티브 유[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1.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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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사진=스티브 유 유튜브 채널 갈무리/사진=스티브 유 유튜브 채널 갈무리


2002년 1월 18일. 당시 톱스타 반열에 있던 가수 유승준이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입대가 석 달 남은 상황에서 그의 병역 의무가 사라진 것이다. 이중국적자임에도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은 그였기에 대중이 받은 충격과 배신감은 더욱 컸다. 병역기피 대명사 '스티브 유'의 시작이었다. 이날을 시작으로 그는 22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군 면제자였다 갑자기 병역의무자 된 유승준
유승준은 1990년대 말 혜성처럼 나타나 잇따라 히트곡을 터뜨리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기 솔로 아이돌 가수로 자리 잡았다. 이때만 해도 그는 병역문제에서 자유로웠다.

당시 병역법 시행령 제134조 제8항 제2호엔 "1년 이상 국내에서 체재하고 있는 사람에 대하여 병역면제 처분을 취소하고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고 돼 있었다. 따라서 국내에서 1년 이상 머물지 않고 미국 시민권 취득을 위해 꾸준히 미국에 오가던 유승준은 재미교포 영주권자로서 충분히 병역면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2001년 3월 27일 개정된 병역법이 시행되며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개정된 병역법 제134조 제8항 제4호에 "국내 취업 등 병무청장이 고시하는 영리활동을 하는 사람에 대하여 병역면제 처분을 취소하고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미국 영주권자로서 국내에서 가수 활동을 하던 유승준도 병역의무 이행 대상이 됐다. 그가 개정된 병역법으로 군대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미국 시민권을 '꼭' 취득해야만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신체검사 받은 유승준…"남자는 때 되면 가야죠"
/사진=유튜브 갈무리/사진=유튜브 갈무리
갑자기 병역 대상이 된 유승준은 만 25세 나이에 병역판정검사까지 받게 됐다. 이 과정은 조용히 끝난 게 아니라 TV 카메라 등이 따라다니며 생중계됐고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신체검사 후 유승준은 방송 인터뷰에서 "받아들여야 하고 여기서 결정된 사항이니깐 따르려고 한다", "남자는 때가 되면 다 가게 돼 있다" 등 말을 하기도 했다.

특히 그의 이런 발언은 병역면제이던 1999년 그의 거주지 앞에서 한 스포츠연예 매체 기자의 "해병대는 어떠냐"는 질문에 "네, 해병대도 좋죠"라는 답변과 맞물리며 그의 인기를 더욱 치솟게 했다.

하지만 그의 모든 말은 이후 스스로를 병역기피자로 낙인찍는 자충수가 됐다. 그의 이 말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박제돼 돌아다니고 있다.

공연 차 미국 간 유승준, 입국 때는 스티브 유…정부 "입국 금지"
'4급 공익근무요원' 판정받고 입대를 석 달 앞둔 2002년 1월 8일 유승준은 서울지방병무청에 공연을 목적으로 일본과 미국 여행허가서를 제출하고 승인받아 일본으로 출국했다.

그는 실제 일본에서 공연을 진행했고 이후 미국으로 갔다. 그리고는 공연이 아닌 미국 시민권 선서식에 참여했고 같은 해 1월 18일 미국 시민이 됐다. 스티브 승준 유(스티브 유)가 된 그는 그달 23일 LA총영사에 국적상실 신고서를 제출했고 그다음 날 곧바로 여행목적을 '공연·음반출판'으로 해 재외동포 비자인 F-4를 LA총영사에 신청했다.

이에 병무청장은 같은 달 25일 법무부장관에게 스티브 유에 대한 '입국제한'을, 28일엔 '입국금지'를 요청했다. 법무부장관은 같은 해 2월 1일 스티브 유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시작했다. 입국 금지가 내려진 그다음 날인 2일 한국에 도착한 스티브 유는 공항 면세 구역에서 6시간 반 동안 대기하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2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한국에 오지 못 하고 있다. 법무부가 전과자가 아닌 외국 국적의 한국인에 대해 20년 넘게 입국 금지를 유지하는 건 유승준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국조차 막는 건 과한 벌"…소송 끝에 승소
/사진=스티브 유 SNS 갈무리/사진=스티브 유 SNS 갈무리
스티브 유는 병역 의무가 풀리는 38살이 되던 2015년, F-4 비자를 발급해 한국에 입국하려 했다. 그러나 정부는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그는 행정소송을 냈다. 첫 소송에서 대법원은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법무부의 입국 금지 결정만을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스티브 유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LA 총영사관은 그의 병역의무 면탈이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했고,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이 시작됐다.

스티브 유는 이 소송 1심에서 패소했지만 2심에서는 승소했다. 2심 재판부는 "병역 기피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후천적으로 취득해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사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체류자격을 부여해서는 안 되지만 그가 38세가 넘었다면 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가 비자를 신청한 2015년 당시의 옛 재외동포법에는 38세부터는 병역 기피를 이유로 한 비자 발급 제한이 풀린다는 단서 규정에 따른 결과다. 이 규정은 2017년 개정되면서 연령 기준이 41세로 높아졌다.

이 판결은 지난해 11월 30일 대법원에서 원심을 확정하며 최종 스티브 유 승소로 마무리됐다. 정부가 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비자를 발급하면 스티브 유는 20여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비자가 발급되더라도 곧바로 입국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 요청으로 법무부장관이 내린 입국 금지 상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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