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하기만 하면 '상단 초과'...IPO 새내기株, 끝까지 웃을까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4.01.1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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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하기만 하면 '상단 초과'...IPO 새내기株, 끝까지 웃을까


새해 들어 IPO(기업공개) 새내기주들이 연달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며 희망 공모범위 상단을 뚫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면서 몸값이 지나치게 오르고 있다며 경계의 시선을 보낸다.

줄줄이 '밴드 상단' 뚫었다…연초 IPO 수요예측 4연타 흥행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부품업체 이닉스는 지난 11일부터 시작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이날까지 받는다. 업계에선 이닉스가 희망 범위(9200~1만1000원) 최상단을 넘기는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닉스는 오는 19일 최종 공모가를 발표한다.



이닉스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수요예측을 진행한 공모주 4개 종목 모두 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 지었다. 상단 대비 최소 8%에서 최대 20% 넘는 수준이다.

조선기자재 제조업체 현대힘스는 전날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을 15.87% 넘기는 7300원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관 2099개가 참여해 경쟁률 680.82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수요예측 참여기관 중 대다수(2061건)가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써냈다. 이로써 현대힘스 공모 규모는 약 636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2542억원이 됐다.



포스·키오스크업체인 포스뱅크도 희망밴드를 뛰어넘은 1만8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밴드 상단 대비 20% 높은 가격이다. 수요예측에는 기관 총 2104개가 참여해 839.03대 1의 경쟁률을 올렸다. 포스뱅크 역시 참여기관 대부분(2067건)이 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을 제시했다. 공모가 확정에 따라 포스뱅크 공모금은 270억원, 상장 후 시총은 약 1684억원이 될 예정이다.

HB인베스트먼트는 밴드 상단을 21.43% 초과한 34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기관 1955곳이 참여해 경쟁률 838.81대 1을 기록했으며 참여기관 대다수인 1918곳이 상단을 넘기는 가격을 썼다. 우진엔텍은 밴드 상단을 8.16% 넘긴 53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2049개의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1263.32대 1을 기록했는데, 이중 대부분(2020개)이 밴드 최상단을 넘는 가격을 제시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문제는 IPO 시장에 연일 자금이 몰리면서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해 수요예측 제도 개편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은 채 무조건 높은 가격만 써내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연초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미확약 건수는 압도적으로 다수였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요즘은 수요예측을 진행하기만 하면 모든 종목의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뚫는다"며 "기관투자자 사이에선 공모가 대비 30~50%씩 올려 쓰기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만연하다"고 말했다.

수요예측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상장 이후로도 선방할지는 미지수다. 연초 증시가 조정구간에 진입하면서 수익률을 발목 잡을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상장 이후에도 가격을 받쳐줘야 하는데 시장이 안 좋으면 그만큼 수급이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선 평소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수요예측을 마친 4개 기업은 모두 이번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16~17일에는 HB인베스트먼트와 우진엔텍이, 17~18일에는 포스뱅크와 현대힘스가 청약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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