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피부건조증과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 가운데 갱년기를 겪는 여성도 적잖다. 알고 보면 갱년기 증상 가운데 안면홍조·우울감·불면증과 함께 가볍게 보고 넘겨선 안 되는 증상이 '가려움증'이다. 경희대병원 피부과 안혜진 교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피부 진피층의 콜라겐의 합성을 도와주고, 콜라겐은 피부의 수분함유량을 높여 피부를 촉촉하고 탄력 있게 유지해준다"며 "갱년기 여성은 난소 기능이 떨어지면서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줄어드는데,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피부의 콜라겐도 감소해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안혜진 교수는 "갱년기 피부건조증 치료에는 피부 탄력 개선을 위한 피부관리가 도움 되며, 호르몬 치료도 피부 탄력 개선에 도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폐경 후 콜라겐양이 매년 2.1%씩 꾸준히 줄어들고, 이에 따라 피부 두께는 1.1%씩 감소한다. 이는 에스트로겐 감소에 기인한다는 보고가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피부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미온수로 10분 이내 씻은 후, 5분 이내 보습제를 바르는 게 권장된다. 뜨거운 물로 목욕하거나 사우나·때밀이는 피해야 한다. 평소에 자극적인 화장품을 피하고, 피부 마찰로 인해 가려움증이 유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옷감 선택에 유의한다.
요즘 같은 건조한 겨울철엔 가습기를 사용해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가려움증 완화에 도움 된다. 안 교수는 "가려움증이 있을 땐 의사와 상담해 정확한 원인부터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피부 질환을 예방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