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재 MZ를 잡아라" 매력 어필 나선 기업들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4.01.17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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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소녀 멤버 다영이 CES 2024 HD현대 부스에서 디벨론 제품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HD현대우주소녀 멤버 다영이 CES 2024 HD현대 부스에서 디벨론 제품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HD현대


조선·철강·건설기계 등 대표적인 B2B(기업 간 거래·Business to Business) 기업이 대중에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한 활동을 강화한다. 아이돌을 앞세워 굴착기를 홍보하거나, 게임사와 협력한 철강재 광고를 선보인다. 무거운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겠단 이런 시도의 배경에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숨어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업계 최초로 걸그룹 우주소녀 멤버 다영(임다영)을 자사 건설기계 브랜드 디벨론(Develon)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했다. 다영은 3톤 미만 소형 굴착기 면허를 취득하고 지난 9~12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HD현대 부스를 찾아 디벨론 브랜드를 현지에 소개하는 데 일조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다영의 굴착기 면허 취득기, 굴착기를 이용해 농장에서 작업하는 모습, CES 2024 방문기 등을 유튜브 영상 콘텐츠로 제작했다. 다영을 비롯한 K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에 자연스럽게 디벨론을 노출했다. 이와 별개로 굴착기 대발이와 시골 이장님의 이야기를 담아낸 페이크다큐 영상을 게재하고 백화점 팝업스토어, 홈쇼핑 굴착기 판매 등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펼친다.

이런 시도는 HD현대 그룹사 전반에서 도드라진다. 2022년 말 그룹 CI 교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RC) 입주에 발맞춰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강화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을 모티브로 한 사내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GRC 로비를 JTBC 음악프로그램 비긴어게인의 무대로 활용하게 한 바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다양한 콘텐츠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 소탈한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포스코 판타스틸 1편 '신(新)철기시대의 서막' 유튜브 섬네일 /사진=포스코포스코 판타스틸 1편 '신(新)철기시대의 서막' 유튜브 섬네일 /사진=포스코
포스코의 CF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포스코는 '판타스틸 광고 캠페인'을 통해 작년 말 각종 광고대상을 휩쓸었다. 판타스틸 광고는 게임회사 넥슨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판타스틸 왕국이란 가상의 세계에서 포스코의 제철 기술을 통해 적들을 물리친다는 스토리가 게임 시네마틱 기법의 영상으로 탄생했다. 10월 선보인 2편도 게임 화면을 통해 포스코의 탄소중립 의지를 녹여 취지·작품성 모두 호평받았다.

현대제철이 개그맨 김용명을 주인공으로 한 '해달용명의 애착조개 찾기 대모험' 콘텐츠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달로 분한 김용명이 애착조개를 찾기 위해 당진제철소 곳곳을 누비며 친환경 사업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영상이다. 지난 8일 첫선을 보인 이번 영상은 공개 8일 만에 조회수 80만회에 육박하는 등 기업 유튜브 채널로선 이례적인 인기를 끈다. 이어진 후속 영상들 역시 높은 인기를 구가한다.

조선·철강·건설기계 등 중공업 B2B 업계는 회사 사명 정도만을 노출하는 이미지 광고에 주력해 온 게 사실이다. 유튜브를 비롯한 뉴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한 잇단 새로운 시도를 두고 업계는 궁극적으로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함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조선·철강·건설기계 등 제조·중공업 분야는 취업시장에서 IT·전자·유통 등의 업종보다 인기가 덜한 게 사실"이라면서 "겪어보지 못한 이들이 업종의 특성에 기대 무겁고 경직된 조직일 것이라 오해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대중에 친숙한 이미지를 쌓게 하는 게 이런 활동의 목적"이라면서 "이를 통해 우수 인재의 심리적 허들을 낮추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내포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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