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들썩이는 물가…"하반기도 걱정"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2024.01.1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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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3.12.29.[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3.12.29.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과일 등 성수품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그간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도 중동 정세 불안 영향으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

정부가 '상반기 물가 안정'에 정책 역량을 쏟으면서 하반기 대응 여력 저하 우려가 제기된다. 억눌렀던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기저효과까지 고려하면 고물가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값 된 과일...기름값도 불안
설 앞두고 들썩이는 물가…"하반기도 걱정"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5% 오르며 5개월 연속 오름폭이 확대됐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 어개(생선 및 해산물)·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한 지수다. 지난해 7월 2.2%까지 내려왔지만 △8월 6.6% △9월 7.6% △10월 13.3% △11월 13.7% △12월 14.5%로 상승폭이 계속 커지는 모습이다.



신선식품지수 구성 품목 가운데 신선과실 지수의 오름폭이 두드러진다. 신선과실 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9월 25.8%로 뛴 후 △10월 28.2% △11월 26.1% △12월 26.1%로 4개월째 20%대를 기록했다. 이상 기후 등에 따른 작황 부진 영향으로 과일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개별 품목별로 보면 사과·배 등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2일 기준 사과 10개(후지·중품 기준)의 평균 소매가격은 2만2802원으로 1년 전(1만5944원)과 비교해 7000원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배 10개(신고·중품 기준)의 평균 소매가격은 2만4761원으로 1년 전(2만2118원) 대비 2600원 넘게 상승했다.

안정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도 중동 불안 고조, 리비아 유전 폐쇄 등 영향으로 다시 오르는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9일 배럴당 76.84달러까지 내려왔던 두바이유 가격은 12일 79.03원까지 올라왔다.


일부 지역이 교통요금을 올리며 서비스 물가도 불안한 모습이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지난 1일부터 도시철도 요금을 300원 인상(일반 및 청소년 일부)했다. 대구시는 지난 13일부터 시내버스·도시철도 요금을 250~400원 인상했다.

"하반기가 더 걱정"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경제부총리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01.11.[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경제부총리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01.11.
정부는 올해 물가 안정 대책 초점을 '상반기 중 2%대 상승률로 안착'에 맞췄다. 이를 위해 관세 면제·인하를 통해 상반기 중 과일 30만톤을 도입한다. 중앙·지방 공공요금은 상반기 동결 기조로 운영하는 한편 1학기 학자금 대출금리도 동결(연 1.7%)한다.

물가 대책을 '상반기'에 집중하는 것은 흐름상 하반기보단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을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고물가가 계속돼 서민 부담이 커질 경우 자칫 4월 총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재정 집중 투입으로 하반기엔 상대적으로 물가 대응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 전기·가스요금의 경우 하반기 '인상 폭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가 하반기 지하철 요금 150원 인상을 검토하는 등 지방 공공요금도 불안한 상태다. 국제유가는 안정세 지속을 장담하기 어렵고 지난해 하반기 물가 상승폭이 낮았던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물가 상방 압력이 크다.

고물가가 하반기까지 계속되면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져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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