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임종윤 "OCI·한미 계약 자체 위법, 임종훈과 연대해 곧 법적대응 실행"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4.01.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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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인터뷰
"기업결합은 주총에서 결정할 사안, 승인 전 확정적 발표"
"아직 계약서도 못봐,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나설 것"
"신동국 회장과도 소통 중, 동참해주실 것으로 믿어"
"필요하다면 블록딜로 지분 확보, 공개매수는 생각하지 않아"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15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15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OCI와 한미약품그룹의 통합 계약은 명백하게 위법 소지가 있다"며 "계약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 가장 먼저 활용 가능한 법적대응 절차에 조만간 나서겠다"고 15일 밝혔다. 그는 "이런 의견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임성기 회장의 차남)과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임 사장과 연대해 대응해 나갈 것임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임 사장은 서울 모처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계약이 경영권 분쟁상황에서 이뤄진 3자배정 유상증자이기 때문에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임 사장 측에 따르면 경영권 분쟁 상황일 경우 이사회에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안건 통과가 불법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미약품 (281,000원 ▲500 +0.18%)OCI (101,700원 ▲2,600 +2.62%) 통합 지주사 출범시 이우현 OCI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전략기획실장이 각자 대표이사를 하겠다는 계획도 일부 경영권을 다른 각자대표에 넘기는 사안이 때문에 특별 주주총회 결의사항이라는 설명이다.

임 사장은 "기업 간 결합시 필요한 실사, 경제적 검토도 이뤄지지 않았고 두 기업 간의 결합은 신고를 허가 승인받아야 하는 사항인데도 확정적으로 이를 발표했다"며 "이 같은 발표를 정정해야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더욱이 임 사장은 대주주로서 이번 거래에 대한 계약서도 아직까지 공유받지 못했다. 임 사장은 "개인 간 거래가 아닌 경영권 관련 거래이기 때문에 주주들과 공유를 해야한다"며 "하지만 한미약품에 계약서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제 이우현 회장과 만났을 때도 이 부분을 이야기했다"며 "이 회장이 되레 내가 아직까지 계약서를 보지 못한 것에 대해 놀라면서, 동석했던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에 왜 공유를 하지 않았는지 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임 사장은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임 사장은 "가처분신청을 포함해서 모든 법적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며 "임종훈 사장도 나와 함께 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특히 임종훈 사장은 이번 양 그룹 간 통합이 결정된 직후 임 사장에 '비상사태'라는 메시지까지 보냈다고 했다. 임종훈 사장도 이번 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공시 10분 전에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서 역시 아직까지 전달받지 못했다.

주주총회 표대결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임 사장은 "임종훈 사장은 나와 같이하기로 했고,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도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며 "저도 충분이 보팅파워가 나오기 때문에 동참해주시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한미약품 지분율 유증 후 9.09%)과 임종훈 사장(9.69%) 연대에 신동국 회장(지분율 11.13%)까지 가세하면 임주현 실장 측 지분율(OCI홀딩스 합산 29%)이 비슷해진다. 이외에도 한미약품 올드보이, 친척 등을 비롯해 확보 가능한 우호지분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아예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준비까지 마쳤다. 임 사장은 "사실 저는 준비를 지난 3년간 해왔다"며 "기관이 가진 지분을 블록딜로 구입할 수 있는 총알을 확보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개매수 계획에 대해선 "안해도 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밀실 경영이 이뤄져 왔지만 여러 노이즈로 한미약품이라는 브랜드에 누가 될까봐 참았다"며 "이러한 밀실 날치기 사태는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2일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가 종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최대 주주(지분율 27%)에 오르게 된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최대 주주인 송영숙 회장 등 3인이 보유한 주식 매입 △송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확보 △한미사이언스가 진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해 해당 지분을 확보한다. 이 과정에서 투입하는 돈은 총 7703억원이다.

한미사이언스 역시 OCI홀딩스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송 회장, 임 실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현 지분율 6.55%), 숙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7.41%) 등 OCI그룹 일가(향후 지분율 25%대로 추정)에 이어 적지 않은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다. 특히 개인 기준으로는 임 실장이 OCI홀딩스 최대 주주다. 임 실장은 향후 한미사이언스 지분도 2% 미만으로 확보하게 된다. 송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팔고 현물출자까지 해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이 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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