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탈 털어 샀는데 상장가도 밑돌아…개미지옥 된 2차전지 ETF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4.01.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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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탈 털어 샀는데 상장가도 밑돌아…개미지옥 된 2차전지 ETF


지난해 2차전지 열풍에 우후죽순 상장했던 2차전지 ETF(상장지수펀드) 주가 대부분이 상장가를 밑돌고 있다. 당시 개미들이 투자금을 탈탈 털어 사 모으던 것과 달리 순매수 움직임도 미적지근하다.

2차전지 ETF에 7000억원 '탈탈' 털었는데...새해 연초에는 '심드렁'
10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2차전지 관련 ETF 총 8종 중 대부분인 7종목은 현재 상장가를 하회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하락에 베팅하는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26,770원 ▲70 +0.26%)'만이 상장가를 소폭 웃돌고 있다.



대표적으로 'TIGER 2차전지소재Fn (6,750원 ▼5 -0.07%)'은 테마형 ETF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6979억원)에 등극했지만 지지부진한 주가를 이어가고 있다.

'TIGER 2차전지소재Fn'은 지난해 7월 1만원에 상장했지만 현재 두 달째 8000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TIGER 2차전지소재Fn'은 일명 '밧데리 아저씨'라 불린 박순혁 작가(전 금양 홍보이사)가 선택한 상품이란 입소문이 돌면서 개미들이 대거 몰렸는데 투자자 대부분 물려있는 셈이다.



2차전지 ETF에 대해 폭발적이었던 개인 순매수세도 약화했다. 올해(1월 2일~9일) 들어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2차전지 ETF는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3,400원 ▼40 -1.16%)'(54억원), 'KODEX 2차전지산업 (18,925원 ▼55 -0.29%)(46억원), 'TIGER 2차전지TOP10 (12,190원 ▼10 -0.08%)'(25억원) 순이지만 모두 순매수 상위권 바깥이었다. 그나마 레버리지 ETF로 등락이 더 큰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는 저가 매수 수요가 많았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는 최근 2차전지 종목 흐름과 무관치 않다.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 (97,200원 ▲900 +0.93%)는 고점(지난해 7월 153만9000원) 대비 반토막 났다. 에코프로비엠 (204,000원 ▲500 +0.25%), POSCO홀딩스 (390,500원 ▼3,000 -0.76%), 포스코퓨처엠 (262,000원 ▼1,000 -0.38%) 등 대표 2차전지 종목 주가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해 11월 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단기 급등세를 보인 이후 새해 들어서도 횡보세를 지속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로 실적 악화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2차전지 업종의 단기 부진을 예상하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방 전기차 수요 상황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업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여전히 주식시장 내 투자자들의 수급이 펀더멘털에 우선하며 특정 종목들의 주가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그만큼 투자자들이 감내해야 할 리스크는 커지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청한 ETF업계 고위 관계자는 "테마형 ETF는 테마가 시장에서 이슈되는 시점과 상장 시점이 차이 날 수밖에 없다"며 "특히 2차전지 ETF는 지난해 많은 운용사에서 경쟁적으로 특정 시점에 동시에 상장하다 보니 단기 고점에 사서 손실을 본 투자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메타버스, 커촹반 ETF 등 여러 운용사에서 동시상장 후 성과가 안 좋았던 사례가 있다"며 "투자자들은 단기투자의 경우 목표 수익률을 정해놓고 레버리지 ETF 등을 활용해 투자하거나, 퇴직연금을 활용할 때는 단기 조정을 받더라도 장기적으로 꾸준히 갈 수밖에 없는 산업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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