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개인은 주로 대주거래를 통해, 기관 및 일부 개인 전문투자자는 대차거래를 통해 공매도를 한다. 대주거래는 장내에서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리는 형태로 담보비율은 120% 이상, 만기는 '90일+연장'이 적용된다. 반면 대차거래는 장외시장에서 참여자 간 일대일 합의 하에 진행되며 통상 담보비율은 105% 이상, 만기는 제한 없이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거래조건 차이를 들어 일부 개인들은 공매도 시장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비판한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의 대주거래에 해당하는 리테일 거래가 존재한다. 다만 국내의 대주거래와 달리 미국과 일본의 리테일 거래는 개인과 기관이 모두 참여할 수 있어 일각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동일한 조건으로 공매도를 한다는 오해를 하고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미국, 일본에서도 기관들은 리테일 거래보다는 대차시장에서 맞춤형 조건으로 주식을 차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유관기관이 이번에 대차, 대주거래의 형평성 제고 방안을 마련한 것은 개인의 입장을 상당 부분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일부 기관의 불법공매도 사례 적발로 시장불신이 쌓인 상황에서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을 해외보다 더 전향적으로 개선하여 공매도 전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정부와 유관기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이번 공매도 제도 개선을 통해 성공적인 제도 개편은 물론, 공매도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까지 불식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앞으로 공매도라는 명칭을 정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한국의 공매도는 없는 것을 파는 것이 아니라,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 거래이므로 차입주식매도가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