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공짜 호의 베푼 점주, 다음날 황당 전화 받아…"3만원만 빌려달라"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2024.01.1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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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족에게 무료로 음식을 나누는 호의를 베풀었더니 급기야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받았다는 한 치킨집 점주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같은 사연이 담긴 '조금 황당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전화로 어떤 아주머니께서 아이들 3명이 장애인이고 기초생활수급자다. 돈이 없어서 애들이 치킨을 먹고 싶어 하는데 좀 보내주면 안 되냐고 물었다"며 "지원금이 곧 들어오는데 돈이 들어오면 이체해주겠다고 했다"고 썼다.

A씨는 "그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많이 바쁜 상황도 아니어서 해드릴 테니까 가게로 오시라고 했다"며 "아들이 가지러 왔고, 콜라 큰 것도 넣어서 치킨 두 마리를 해드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사 초반에 가게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어려운 사람들도 도와주며 장사하자고 남편이랑 얘기했었다"며 "남편이나 저나 어릴 때 아주 가난해서 힘드신 분들이 우리 음식으로 조금이나마 온기를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좋을 것 같았다"고 적었다.

그는 "그 아주머니께 전화해서 음식을 그냥 드릴 테니 한 달에 한두 번 아이들이 치킨 먹고 싶다 할 때 전화하시라 배달로 보내드리겠다 했다"며 "그랬더니 감사 인사를 바라는 건 아니었지만 별 반응 없이 '네~'하고 전화를 끊으셨다. 혹시 자존심이 상하시거나 상처받으셨나 싶어 기분이 아주 찜찜했다"고 했다.

다음날 A씨는 그 아주머니에게서 다시 전화를 받았다. 아주머니는 자기 막내아들이 아픈데 병원 갈 돈이 없다면서 3만원만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A씨는 "그건 아닌 것 같아서 일면식도 없고 모르는 분인데 돈을 빌려 드리는 건 아닌 것 같다. 앞으로 전화하지 마시라 했더니 그냥 전화를 확 끊으셨다"며 "좋은 일 하려다 마음을 닫게 됐다. 사장님들 같으시면 어떻게 하셨을 것 같냐. 돈을 빌려드렸겠냐"고 썼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하나를 주면 그대로 받아주면 좋을 텐데 그 이상을 바라니 참 어렵고 망설여지더라. 저도 기부활동 하다 상처받고 끊었다" "처음부터 치킨도 안 줬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수급비가 나오는 가정이면 병원비도 무료다. 처음부터 거짓말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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