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무료 서비스 어렵다...e커머스 수익성 개선 사활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4.01.0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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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무료 서비스 어렵다...e커머스 수익성 개선 사활


e커머스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매출 구조를 바꾸고 있다.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적자를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 데다 올해 IPO(기업공개), 매각 등을 위해 수익 구조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어서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협력사들과 대금 정산 주기 변경을 협의 중이다. 기존에는 매입 상품 대금을 다음달 말일에 지급했는데 앞으로는 납품일 기준(1~10일, 11~20일, 21~말일)에 따라 대금 지급일을 바꾸는 것이다. 1~10일에 납품하면 기존과 동일하게 다음달 말에 지급하지만, 11~20일은 두달 뒤 10일에, 21~말일은 두달 뒤 20일에 정산을 하는 방식이다. 대금 정산일을 늦추면 현금 유동성을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컬리 관계자는 "판매 상품이 다양해지다보니 대금 정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각 협력사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시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컬리는 지난해부터 수익성을 개선하며 적자를 축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뷰티 컬리 등 재고 관리와 물류 효율성이 높은 품목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덕분에 지난달 EBITA(상각전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올해는 분기 EBITA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EBITA 흑자란 이자비용, 법인세, 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 이익으로, 영업활동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했다고 평가된다.

매각을 추진 중인 11번가도 오는 2월부터 판매자들로부터 서버 이용 수수료를 처음으로 받는다. 전월 구매확정액이 500만원 이상인 판매자가 대상으로, 월 7만7000원을 부과한다. 11번가는 대신 서버 이용료를 내는 판매자를 대상으로 월 1만9900원의 'AI셀링코치 스탠다드(판매자 매출 분석 서비스)' 상품을 무료로 제공한다. 서버이용료는 많은 셀러에게 동시에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된다. 현재 쿠팡이 월 매출 100만원 이상시 5만5000원을 부과하고 있다. 지난해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등도 큐텐에 인수되면서 서버 이용료를 도입 또는 인상한 바 있다.



11번가는 지난해부터 마케팅 비용도 줄여왔다. 2만원 이상 구매시 2000원 할인해주는 장바구니 쿠폰을 1500원으로 줄였고, 자주 구매한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VIP 쿠폰도 없앴다. 대신 앱테크형 게임 이벤트 '11클로버'를 신설해 신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11번가 내 다양한 활동을 통해 11개의 클로버 잎을 모으면 소비자가 직접 선택한 선물을 받을 수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앱 간 이동이 쉬워 여전히 신규 소비자를 확대하는 노력이 주효하다고 보고 있다"며 "우아럭스, 리퍼블리 등 지난해 확장한 버티컬 서비스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네이버의 계열사로 리셀플랫폼인 크림이 오는 2월부터 판매수수료를 5.5%에서 6%(세금 별도)로 올린다. 검수비도 '이벤트 중 무료'로 돼 있지만 유료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무신사의 리셀플랫폼 솔드아웃도 이달부터 판매수수료가 기존 3%에서 4%(세금 별도)로 인상됐다. 솔드아웃은 지난해 4차례 수수료를 인상한 바 있다. e커머스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며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를 키우고 상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각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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