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뚫고 작년 2조원 벌어들인 LG엔솔…올해는 '3조원' 겨냥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4.01.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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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출범 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입이익 2조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사업의 양과 질 모두 업그레이드하며 1등 배터리 기업의 위상을 사수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일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3382억원이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42.5% 늘었지만, 2023년들어 가장 저조한 분기별 실적이었다. 매출액은 전년비 오히려 6.3% 줄은 8조14억원이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증가폭 둔화, 글로벌 고금리 기조 지속, 메탈 가격 폭락 등의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실제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AMPC(생산세액공제) 2501억원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881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률은 1.1%에 불과했다. 배터리 업계의 일반적인 이익률이 6% 내외 수준임을 고려할 때 부진의 폭이 컸다.

하지만 2023년 한 해로 따지면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을 나타냈다. 전년 대비 78.2% 증가한 수치다. 2020년 12월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2021년 7685억원 △2022년 1조2137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3년 2조원까지 돌파하게 됐다.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7312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선제적인 투자로 전기차 초기 시장을 선점, 과실을 수확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한국을 비롯해 북미, 폴란드, 중국 등에 총 200GWh(기가와트시) 수준의 생산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SDI(약 100GWh), SK온(89GWh) 대비 월등한 규모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27.7%로 1위다(지난해 10월 기준).

특히 북미 조기 투자 혜택을 톡톡히 봤다. IRA 시행 첫 해인 지난해에만 AMPC 6768억원을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AMPC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많이 만들 수록, 더 많은 혜택(셀 35달러/kWh, 모듈 10달러/kWh)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및 오하이오 공장을 돌리며 AMPC 수령액을 꾸준히 늘려왔다.

올해에도 양적인 팽창은 지속한다. 미국 테네시(50GWh)와 인도네시아(12GWh) 공장의 가동을 연내에 개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의 생산량이 더욱 늘며 AMPC 혜택이 1조원을 넘을 게 유력하다. 배터리 업계와 증권가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조~4조원 사이의 영업이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메탈 가격의 하락 안정화 기조 속에 이익률 회복이 예상되고, 북미 중심 수요가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다.


동시에 '질적성장'에도 보다 포커스를 맞춘다. 신임 CEO(최고경영자)인 김동명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초격차 제품·품질 기술력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기술과 사업모델 혁신 선도 등을 내세우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Hihg-Ni) 배터리부터 중저가 미드니켈(Mid-Ni)·리튬인산철(LFP) 배터리까지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업황 침체는 일시적"이라며 "높은 기술력, 탄탄한 글로벌 생산기반, 다변화된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기업들은 올해가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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