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푸드 담고 태영 던졌다…1000조 국민연금의 선택은?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4.01.0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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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푸드 담고 태영 던졌다…1000조 국민연금의 선택은?


국내 최대 기관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지난해 4분기 워크아웃 신청 전 티와이홀딩스 (3,840원 ▲10 +0.26%)의 지분을 미리 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형 화장품, 음식료 기업들의 지분율은 늘렸다.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향후 행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중소형 화장품, K-푸드 담았다…이마트, 엔씨소프트 '줍줍'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8일 100개 종목을 대상으로 지분율 조정 내용을 공시했다. 유가증권시장 78개, 코스닥시장 22개가 대상이었다.



국민연금은 중소형 화장품주를 큰 폭으로 늘렸다. ODM(제조업개발생산)·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 위주로 담았는데 씨앤씨인터내셔널 (111,100원 ▼400 -0.36%)의 비중을 8.49%에서 11.89%로 약 3.4%포인트(p) 늘렸다. 이와 함께 코스메카코리아 (78,400원 ▼4,900 -5.88%)(2.5%p), 클리오 (35,050원 ▼1,850 -5.01%)(2.17%p) 등도 더 사들였다.

늘어난 수출 물량과 뷰티 트렌드 변화로 호실적을 낸 덕분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2분기 중 코스메카코리아의 지분 6.17%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등극했다. 이어 3분기 9.59%, 4분기 12.09%로 점차 지분을 늘려갔다. 씨앤씨인터내셔널, 한국콜마 (61,700원 ▼1,800 -2.83%), 코스맥스 (148,700원 ▼5,400 -3.50%) 등도 지난해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늘어났다.



아울러 K-푸드, 바이오 기업들의 비중을 늘렸다. 인도로의 초코파이 수출로 주목받는 롯데웰푸드 (177,300원 ▼4,000 -2.21%)에 대한 지분을 5% 매입하며 주요 주주에 등장하는 한편 불닭볶음면 제조사인 삼양식품 (623,000원 ▲9,000 +1.47%)에 대한 지분율을 1.07%p 늘렸다. 이와 함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제조사인 HK이노엔 (40,950원 ▲100 +0.24%)의 지분을 기존 5.04%에서 8.29%로 늘렸다.

일부 종목을 '줍줍'하기도 했다. 내수 경기 부진으로 주가가 바닥인 롯데쇼핑 (61,200원 ▲1,200 +2.00%)(2.02%p), 이마트 (58,300원 ▲1,300 +2.28%)(1.09%p)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MMORPG 신작 TL(쓰론앤리버티)을 선보인 엔씨소프트 (180,200원 ▼1,700 -0.93%)(1.04%p)의 지분도 늘렸다.

이 외에 이수페타시스 (43,950원 ▲1,000 +2.33%)(2.23%p), 비에이치 (21,200원 ▲50 +0.24%)(2.23%p), 동국제강 (9,100원 ▲240 +2.71%)(2.14%p), 대한유화 (114,100원 ▼200 -0.17%)(2.14%p), 풍산 (60,000원 ▲700 +1.18%)(2.07%p), 신세계인터내셔날 (14,160원 ▲50 +0.35%)(2.01%p), BGF리테일 (103,900원 ▲1,500 +1.46%)(1.16%), LS (115,700원 ▼4,100 -3.42%)(1.04%), DL (54,900원 ▲1,000 +1.86%)(1.03%p) 등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K-뷰티, 푸드 담고 태영 던졌다…1000조 국민연금의 선택은?
국민연금, 티와이홀딩스 미리 팔았다…'어닝쇼크' 호텔신라도 3.09%p↓
반면 실적이 안 좋은 기업들의 지분은 가차 없이 줄였다. 국민연금은 역대급 어닝쇼크를 낸 호텔신라 (50,600원 ▲600 +1.20%)의 지분을 기존 12.93%에서 9.84%로 줄었다. 감소율은 3.09%p였는데 지분 축소 대상 기업들의 감소 폭 중 가장 컸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77억원을 기록했는데 시장 기대치(689억원)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주가가 크게 오른 기업들에 대해선 주식을 팔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개화로 주목받았던 후공정 업체들과 수출 실적이 좋았던 건설기계 업체들이 많았다. 국민연금은 ISC (50,100원 ▼100 -0.20%)(-2.65%p), 두산테스나 (39,100원 ▼200 -0.51%)(-2.24%), HD현대건설기계 (64,400원 ▲700 +1.10%)(-2.04%p), HD현대인프라코어 (8,370원 ▲240 +2.95%)(-1.1%p), 효성중공업 (336,000원 ▲10,000 +3.07%)(-1.03%p), 두산밥캣 (42,500원 ▼1,650 -3.74%)(-1.03%p) 등의 비중을 줄였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2,310원 ▲10 +0.43%)의 지주사 티와이홀딩스의 비중도 줄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티와이홀딩스의 지분을 5.25%에서 4.24%로 줄였다. 주식 수는 265만5030주에서 213만7148주로 축소시켰다.

HL만도 (39,450원 ▲450 +1.15%)(-3.02%p), 셀트리온 (200,000원 ▲800 +0.40%)(-2.21%p), SKC (133,000원 ▼7,100 -5.07%)(-2.04%p), HMM (17,090원 ▲150 +0.89%)(-1.51%p), 팬오션 (3,800원 ▲120 +3.26%)(-1.29%p), 두산 (163,400원 ▼8,600 -5.00%)(-1.21%p), 솔루스첨단소재 (15,370원 ▼840 -5.18%)(-1.11%p), 진에어 (10,780원 ▲30 +0.28%)(-1.09%p), 쏘카 (19,200원 ▲280 +1.48%)(-1.06%p), 한섬 (17,320원 ▲400 +2.36%)(-1.04%p) 등에서 국민연금의 지분이 줄어들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기금운용으로 100조원이 넘는 수익금을 벌어들였다. 12%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누적 적립금 규모는 10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오는 3월 국민연금의 정확한 수익률이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해 1~9월까지의 수익금은 80조3830억원, 기금 적립금은 984조1610억원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경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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