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대법원 판결로 남양유업의 60년 오너 경영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것과 관련해서 한 대형 유가공 업체 관계자는 이런 촌평했다. 남양유업이 도태되면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다른 유업체 관계자들도 이와 비슷한 반응을 내놨다.
남양유업은 창업주인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이 경영한 시기에는 국내 유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1967년 국내 최초로 조제분유 생산을 시작했는데, 당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만든 분유를 먹이겠다"는 창업주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품질 관리와 기술 투자로 수 십년간 분유 시장 1위를 지켜내며 국산 브랜드 자존심을 세웠다.
2000년대 초반 삼성전자, 유한킴벌리 등 국내 굴지의 기업과 함께 존경받는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창업 이래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아 주주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양유업의 위기는 2013년부터 시작됐다. 창업주 작고 이후 그가 강조한 경영 원칙이 하나씩 깨진 시점이다. 이사회가 홍원식 회장 일가로 구성돼 오너 가족 경영 체계가 심화했고, 2017년엔 1000억원 이상 들인 강남 논현동 사옥(1964빌딩)에 입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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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직원의 갑질, 경쟁사 비방, 불가리스 과장 광고 등 이후 벌어진 일련의 일들도 무리한 오너십에서 촉발됐다는 게 중론이다. 회사 경영과 전혀 관계없는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스캔들에 휘청이고, 이와 관련된 명백한 가짜뉴스와 추문에도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이미지가 추락했다.
홍원식 회장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지분을 넘기고 회사를 떠나면 남양유업은 처음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를 맞게 된다. 임직원들은 바뀐 최대주주가 '고용 보장'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 "오랫동안 경영 정상화를 기다렸다"며 새 출발을 기대하는 직원들도 많다. 남양유업이 신속한 경영 정상화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되찾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