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도 제쳤다...MZ 홀린 '무연산 위스키'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4.01.0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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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도 제쳤다...MZ 홀린 '무연산 위스키'


숙성 기간을 표기하지 않은 이른바 '무연산 위스키'(NAS, No Age statement Whisky)가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지갑 사정이 가벼워진데다 위스키에 토닉워터나 탄산수 등을 섞어 마시는 하이볼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8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전체 위스키 판매량 가운데 무연산 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4.8%였다. 2019년만해도 54.9% 수준이었으나 해마다 꾸준히 비중이 높아지며 2021년부터 80%대를 유지 중이다. 반면 흔히 12년산, 18년산, 30년산 등으로 구분되는 연산 위스키 판매 비중은 2019년 45.1%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15.2%까지 떨어졌다.

무연산 위스키란 스카치위스키협회 법령의 최소 기준에 해당하는 숙성기간 3년 이상 원액을 자유롭게 섞어 만든 위스키를 말한다. 잭다니엘, 잭다니엘 허니, 짐빔, 조니워커 블랙, 골든 블루 사피루스 등이 지난해 CU에서 가장 많이 팔린 무연산 위스키들이다.



무연산 위스키는 20~30대가 주로 구매한 반면 고연산 위스키는 40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것으로 분석됐다. 무연산 위스키는 30대 구매비중이 30.5%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27.7%로 뒤를 이었다. 반면 고연산위스키 구매 비중은 40대가 35.4%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혼술'(혼자서 마시는 술) 트렌드가 자리잡으며 위스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지난해부터 하이볼 문화가 유행하면서 무연산 위스키 판매량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인상 등 경제상황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탄산수나 토닉워터를 넣어 마시는 일명 위스키 칵테일이다.

CU관계자는 "무연산 위스키가 대세지만 구하기 어려운 고연산 위스키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양극화 현상도 보인다"고 말했다.


CU에서 지난해 270만원짜리 글렌피딕(29년) 그랑 요자쿠라, 발베니 25년(158만원), 발렌타인 30년(129만 8000원) 등 100만원이 넘는 고연산 위스키도 30병 가까이 판매됐다.

위스키 수요는 해마다 높아져 지난해에는 CU에서 위스키 매출이 처음으로 와인 매출을 넘어섰다. CU에서 위스키가 전체 주류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9년 1.1%에서 지난해 4.2%까지 올랐다. 반면 와인은 2019년 1.5%에서 해마다 비중이 늘며 2022년 3.4%까지 올랐으나 지난해에는 2.6%로 떨어졌다.

CU 관계자는 "최근 무연산 위스키를 중심으로 기존 공고하던 편의점 주류 시장의 지형도가 급변함에 따라 최신 인기 주류에 대한 전략적인 상품 운영에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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