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정부와 금융당국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태영 측에 4가지 자구노력을 조속히 이행할 것과 추가 자구안 제시 등을 통해 채권단 신뢰를 얻도록 당부한 8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2024.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태영그룹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에 윤재연 블루원 대표도 참여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주사인 TY홀딩스 관계자의 답변이었다. 지난 4일 태영건설이 채권자들에게 자구안을 설명한 직후 주고 받은 얘기다. 상장사이자 굴지의 건설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사 관계자 입에서 나온 '출가외인'이라는 단어가 어색했다. 윤재연 대표는 골프사업을 하는 블루원(태영그룹 계열사) 현 대표이자, 윤세영 창업회장의 막내딸, 윤석민 회장의 여동생이다.
실제 태영 측은 워크아웃 신청 전부터 막내 딸은 열외로 하겠다고 못박았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8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자구안을 제안할 때도 TY홀딩스와 윤석민 회장 몫인 1133억원, 416억원만 약속했다. '출가외인'인 윤 대표는 계열사를 팔아 513억원을 얻었다. 윤 회장보다 100억원 가까이 많은 돈이었다.
워크아웃에 임하는 태영 오너일가의 태도는 12년 전 금호산업과 대비된다. 2012년 워크아웃을 신청한 박삼구 금호산업 회장은 사재 2200억원을 출연했다. 박삼구, 박세창 부자는 그룹 지분 42.7%를 담보로 채권단 자금을 지원 받았다. '출가외인'인 박삼구 회장 딸과 회장 아내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전량(4.8%)도 자구안으로 나온 것은 물론이다
채권단과 시장의 관심은 오너 일가가 보유한 TY홀딩스 지분 33%에 쏠린다. 오너가 보유한 그룹 지분이야말로 워크아웃에 임하는 진정성을 확인할 확실한 방법이다.
TY홀딩스의 시가총액은 2500억원(4일 기준)으로 오너가 지분 33%를 모두 담보로 제공해도 500억~600억원에 그친다는 태영 측의 설명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너의 지분은 단지 금액의 많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이 정상화하지 않으면 담보로 내놓은 지분은 채권단에 넘어간다. 경영권도 뺏길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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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오너 일가가 여차하면 "태영건설을 버리고 SBS만 살리는 꼬리자르기를 할 것"이란 불신이 팽배하다. 채권자 협의회가 열리는 11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태영 오너 일가가 "자기 뼈 깎는 자구안"으로 신속하게 응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