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배터리업계 관계자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새해가 되면 두 업계를 향한 위기론이 등장할 때가 있다. 전년도 시장 점유율 통계가 나오는 시점이 되면 중국의 높은 점유율은 K조선, K배터리 위기론의 근거가 된다.
클락슨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서 발주된 선박 59%를 가져갔다. 한국의 점유율은 24%다. 중국과 35%p 차이다. 중국은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위기론이 사실이라면 국내 조선업은 지난 3년 동안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어야겠지만, 오히려 수익성이 확대됐다.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은 불황의 터널을 뚫고 흑자전환을 이뤘거나 목전에 뒀다.
중국의 강세 속에서 K조선, K배터리가 성장을 거듭할 수 있던 것은 기술력 덕분이다. 조선 3사는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한다. 배터리 3사도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독주하면서 동시에 보급형 시장을 공략하며 사업 경쟁력을 키워왔다. 중국은 자국 발주량이 주요 수익원이다. 업체 수도 한국보다 많다. 통계적으로 점유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단순 점유율만 가지고 위기를 논하기엔 근거가 약한 이유다. 위기론을 논하려면 점유율뿐 아니라 여러 사업적 특수성을 고려한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억측에 가까운 위기론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 대표 수출산업인 조선·배터리 기업의 신뢰도도 저하된다. 잦은 위기론은 진짜 위기를 감춰 시장의 혼란을 키울 수도 있다.
![조선·배터리, 점유율의 이면[기자수첩]](https://thumb.mt.co.kr/06/2024/01/2024010809025721509_1.jpg/dims/optim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