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전문직-플랫폼 갈등에 가로막힌 성장

머니투데이 성상엽 벤처기업협회 회장 2024.01.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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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엽 벤처기업협회 회장/사진=뉴스1성상엽 벤처기업협회 회장/사진=뉴스1


얼마 전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대통령과 경제계 수장의 공통된 키워드는 위기가 아닌 성장이었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성장의 파고에 올라타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의 중심인 벤처·스타트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적 기대와 인식 변화에 맞춰 경제계의 기득권 카르텔을 혁파하고 벤처·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정책 성공의 핵심은 규제 개혁이다. 낡은 규제는 기득권 카르텔의 생존 기반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총리실 산하에 규제혁신추진단을 발족하고 산업경제 현장에서 혁신성, 기술력과 생산성을 제약하는 낡은 규제들의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규제 개혁의 더딘 속도, 낮은 체감도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혁신 서비스로 국민적 호응을 받고 있는 전문직 분야 플랫폼 벤처·스타트업들의 하소연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전문 직역단체와의 갈등 리스크에 고심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사업의 존속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법률·세무·의료 등 전문직 서비스 유통 방식에는 오랫동안 변화가 없었다. 이에 전문직의 수요 공급 비대칭 문제와 함께 음성적 소개·알선 문화, 공급자 중심의 일감문화 등 문제도 지속됐다. 결국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보와 접근성이 떨어져 합리적으로 서비스를 소비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됐다.

플랫폼 벤처·스타트업들은 IT기술로 이러한 시장구조를 바꾸고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려고 한다. 하지만 전문 직역단체와의 갈등에 비용과 시간을 모두 소비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아 우수벤처기업으로 선정되고 소비자의 호응을 받아도 경영난을 겪으며 혁신 원동력을 상실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각 산업분야에 불어 닥친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적인 산업 트랜드다. 그 중심에는 플랫폼 기업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전문직마저 기득권이 돼 변화와 혁신을 정면으로 가로막고 새로운 경제주체의 등장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은 계속되어야 한다. 빠른 규제 개혁이 절실하다. 낡은 규제를 빠르게 개혁해서 이러한 갈등의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 이미 법률이나 모빌리티 분야에서 규제로 인해 스타트업 성장의 싹이 잘리는 모습을 목격했다. 또다시 규제 개혁의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벤처·스타트업이 성장 타이밍을 놓치고 기술혁신에 대한 동력을 상실하면 성장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 자명하다.

2024년 많은 벤처·스타트업들이 혁신을 통해 성장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상장 기업으로 도약하길 바란다. 이들의 도약은 소비자가 얻는 편익과 일자리 창출, 국가경제 성장으로 연결될 것이다. 그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는 과감한 규제개혁, 전향적인 판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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