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림 삼성바이오로직 대표가 지난해 1월 열린 '2023 JPMHC' 메인트랙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제 42회 JP모건헬스케어 콘퍼런스가 나흘 간의 일정에 돌입한다. 매년 1월 열리는 업계 대표 투자행사로 신약개발 최신 동향 공유는 물론, 인수합병(M&A) 및 기술이전 기회의 장으로 꼽히는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약 600개 기업, 8000명의 관계자가 참석할 전망이다.
발표 기업 중 눈에 띄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와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년 연속 메인트랙 발표에 나서며 자체 기록을 경신 중이다. 지난해 창립 이래 첫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유력해진 상황에서 존 림 대표가 나서 한 해 성과는 물론, 추가 성장을 위한 중장기 비전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가동을 목표 중인 5공장을 비롯한 제 2캠퍼스 관련 진행 사항과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비롯한 신규 모달리티(치료 수단),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신약개발 사업 등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수출 '빅딜' 성사 여부에 이목 집중…ADC·비만 분야 유력 후보JPMHC에 '기회의 땅'이란 수식어가 붙은 배경은 앞선 국내사들의 대형 기술수출 성과다. 지난 2015년 한미약품(랩스커버리)을 시작으로 2015년 유한양행(렉라자), 2022년 에이비엘바이오(파킨슨병 신약후보)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해당 기업들은 그 해 행사를 통해 조단위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하면서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때문에 올해 역시 국산기술의 깜짝 '빅딜'에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올해 기술수출이 유망한 분야는 지난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화두였던 ADC와 비만 분야가 꼽힌다. 지난해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기술력 확보를 위해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의 투자를 집행한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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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 대표 기업은 레고켐바이오다. 이미 ADC 약물 효능 상승 및 부작용 감소에 특화된 자체 플랫폼을 통해 10건 이상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얀센과 2조원 이상의 계약에 성공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JPMHC에서 가장 최근 성과를 낸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또 한번의 영광 재현을 노린다. 이 회사는 이중항체 전문기업이지만 최근 ADC 기술 연구를 본격화 하며 두 기술의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대형사와 기술이전으로 경쟁력을 입증한 이중항체 기술에 ADC를 접목한 비임상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 만큼, 잠재적 파트너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비만치료제 분야에선 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과 LG화학 (373,500원 ▲500 +0.13%), 펩트론 (28,200원 ▲950 +3.49%) 등이 주목 받는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로 국내사 중 유일하게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글로벌 비만신약 주류인 GLP-1 유사체 파이프라인이라는 점 역시 유리한 요소다.
LG화학은 지난 5일 미국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 'LB54640'을 약 4000억원 규모에 기술수출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글로벌 대형 투자행사를 앞둔 성과에 기업과 파이프라인에 대한 주목도를 한껏 높이는데 성공했다.
펩트론은 자체 플랫폼으로 약물 반감기를 조절하는 1개월 지속형 당뇨·비만치료제 후보물질 'PT403·40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글로벌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다. MTA는 양사 간 기술이전 전 물질에 대한 효능과 연구결과 등을 평가하기 위해 잠재적 파트너사에 후보물질을 전달하며 맺는 계약이다.
이에 따른 기대감에 지난해 3월 1만원 이하였던 회사 주가는 8월 5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후 하반기 들어 주춤했지만, JPMHC에서 관련 세부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소식에 최근 다시 반등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됐던 바이오 업종 분위기가 지난해 말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만큼, 올해 JPMHC에서 성과를 낸 기업의 조명 효과는 예년에 비해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국산 기술의 경쟁력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개별 기업의 성과 뿐만 아니라 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