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투수 준비했다" 고우석 영입 후 SD 감독 '불펜 보강 완료' 선언, 마무리 경쟁만 남았다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2024.01.0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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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이 5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팬들에게 입단 인사를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리코스포츠 에이전시고우석이 5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팬들에게 입단 인사를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리코스포츠 에이전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사실상 불펜 보강을 완료했다. 마이크 쉴트(56) 샌디에이고 감독이 고우석(26) 영입을 마무리한 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선언하면서 고우석은 본격적인 마무리 경쟁만 남겨두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5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불펜이 거의 완성됐다. 여기서 핵심 단어는 '거의'라는 것이다. 특히 매년 변동성이 큰 불펜에서 더 많은 투수를 보강할 여지는 항상 있다. 하지만 로버트 수아레스, 마쓰이 유키, 톰 코스그로브, 스티븐 윌슨, 예닐 데 로스 산토스와 고우석 등으로 탄탄한 불펜의 기반을 갖췄다. 그들 중 몇 명은 마무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두꺼운 선수층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겨울 불펜 보강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다. 비대해진 팀 총 연봉 체계와 현금 유동성 문제로 재정 긴축을 시도했고, 비교적 저렴한 값에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불펜 보강이었다.

두 시즌 간 철벽을 자랑했던 마무리 조시 헤이더(30)의 공백도 무시할 수 없었다. 헤이더는 2022년 트레이드로 시즌 도중 합류할 때부터 이미 트레버 호프먼상(올해의 마무리상)을 세 차례 수상했던 스타 마무리 투수였다. 샌디에이고에 와서도 80경기 3승 4패 40세이브, 평균자책점 2.61, 72⅓이닝 107탈삼진으로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는 평균자책점 1.28로 대활약하면서 이번 FA 시장에서 최소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버트 수아레스. /AFPBBNews=뉴스1로버트 수아레스. /AFPBBNews=뉴스1
마쓰이 유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마쓰이 유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그 첫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수아레스였다. 수아레스는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한신 타이거스 등을 거쳐 2022년 샌디에이고에 입단했고, 2년간 71경기 9승 3패 1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했다. 하지만 9이닝당 볼넷이 3.7개로 제구가 불안했고, 자랑하던 구위마저 9이닝당 삼진 11.52개에서 7.81개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새로운 후보를 찾았다.

일본 최고 마무리 중 하나인 마쓰이가 그래서 영입됐다. 마쓰이는 지난달 24일 5년 총액 28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고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2013년 NPB 신인드래프트에서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1순위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한 마쓰이는 통산 501경기에 등판, 25승 46패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최고 시속 154㎞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모든 구종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그는 통산 탈삼진율이 31.85%에 달한다. 통산 3번의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했고, 2018년에는 NPB 최연소 100세이브, 지난해에는 최연소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하지만 마쓰이도 완벽한 대안이라 보긴 어려웠다. 마쓰이 역시 NPB 통산 9이닝당 볼넷 개수가 4개로 제구가 좋지 않은 선수. 미국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가 자체 통계 분석 프로그램 '스티머'를 통해 예상한 성적도 수아레즈 65경기 3승3패 6홀드 21세이브, 평균자책점 3.78, 65이닝 70탈삼진, 마쓰이 64경기 3승 3패 10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33, 64이닝 80탈삼진이었다. 수아레즈가 마무리가 될 것으로 예측하나, 마쓰이보다 오히려 못한 성적이다. 구위 역시 마쓰이가 더 뛰어날 것으로 평가받았다.


고우석.고우석.
고우석.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고우석.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그런 상황에서 샌디에이고는 한 명의 보험을 더 들어놓았다. KBO 최고 마무리 중 하나인 고우석이었다. 고우석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해 통산 7시즌 동안 354경기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 368⅓이닝 401탈삼진의 성적을 거뒀다. '베이스볼 아메리카'에 따르면 디셉션(투구 시 숨김 동작)과 제구가 부족하지만, 최고 시속 98마일(약 157.7㎞)의 빠른 공과 그 공이 지닌 순수한 구위만으로 능히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팬그래프의 예상 성적 역시 62경기 3승3패 1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83, 62이닝 72탈삼진, 9이닝당 삼진 개수가 10.41개로 구위가 KBO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 기대에 걸맞게 대우도 나쁘지 않다. 앞선 4일 샌디에이고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고우석과 450만 달러(약 59억 원) 최대 940만 달러(약 123억 원)까지 받을 수 있는 2+1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2024년 175만 달러(약 23억 원), 2025년 225만 달러(약 30억 원)의 연봉을 받으며 2026년 300만 달러(약 39억 원)의 뮤추얼 옵션(상호 합의 조항)이 포함돼 있다. 만약 2026년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50만 달러(약 7억 원)의 바이아웃을 고우석에게 지불하게 돼 있다. 독특하게도 경기를 마무리하는 횟수에 따라 다음 해 연봉도 올라가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마무리 고우석에 대한 기대감도 엿볼 수 있다.

쉴트 감독은 고우석 영입이 발표된 4일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불펜) 역할에 관한 좋은 소식은 우리에게 가능한 한 양질의 투수(고우석, 마쓰이)들을 많이 준비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적재적소에서 그들을 사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고우석의 이력이 알려진 뒤 샌디에이고 현지 팬들의 기대도 상당하다. 이날(5일)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구단 공식 SNS를 통해 "헬로 파드리스, 내 이름은 GO(고우석)다. 만나서 너무 반갑다.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몸 잘 만들어서 오겠다. 파이팅"이라며 입단 인사를 남겼다. 이 영상에는 2500개가 넘는 '좋아요'가 찍히며 샌디에이고 팬들의 기대를 짐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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