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7월 31일 베이징에서 열린 인민해방군 상장(대장) 진급식에 참석해 왕허우빈(뒷줄 왼쪽) 신임 로켓군 사령원, 쉬시성(뒷줄 오른쪽) 신임 로켓군 정치위원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08.01.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6개월 새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을 포함해 무려 15명의 로켓군 관련 군 고위직과 방산 국유기업 수뇌부를 숙청했다고 보도했다. 로켓군을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부정부패 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추가 숙청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시진핑 軍개혁의 상징 로켓군의 탄생
(베이징 로이터=뉴스1) 박기현 기자 = 지난2022년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부 로켓군이 대만 동부 연안의 해역을 향해 재래식 미사일 실험을 모처에서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실종됐었던 리상푸 전 국방부장(장관)도 시 주석이 로켓군 육성을 염두에 두고 직접 발탁한 인물이다. 시 주석은 충칭대 자동화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항공엔지니어로 군에 발을 들여 시창위성발사센터 사령관 등을 지내며 위성개발에 집중했던 리상푸를 지난해 3월 상장(대장급)으로 승진시키며 국방부장으로 임명했었다.
가장 신임하던 장관·장성·부대, 직접 수술한 習
(싱가포르=뉴스1) 박지혜 기자 = 리상푸 전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해 6월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의 신안보 이니셔티브'를 주제로 연설을 하고 있다. 2023.6.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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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위차오 전 로켓군 사령원이 지난 6월 평소처럼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중 갑자기 끌려갔다는 소문이 돈 것도 이 즈음이다. 리위차오는 중국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사실상 감독해 온 인물로, 시 주석이 가장 신임하는 장성 중 하나다. 그런 핵심 인사가 불시에 제거됐다.
중국과 미국에선 미국에서 유학하던 리위차오 사령관의 아들이 중국의 군사정보를 미국 측에 넘겨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잘 나가던 리위차오 가족의 일탈이 사실인지 여부를 떠나 리위차오의 낙마에 부패 혐의가 결정타가 된 것은 분명해보인다. 중국이 수십년 간 대규모 핵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정부 자금이 투입됐고, 이 자금이 로켓군 수뇌부엔 부패의 기회가 됐다.
로켓군 숙청의 정점은 리상푸다. 지난 3월 국방부장이 된 리상푸는 로켓군 숙청이 본격화한 8월 말 이후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10월 말 공식 해임된 리상푸의 해임 이유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중국 관가에선 리위차오의 군납 부패에 연루됐다는게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시 주석으로서는 군 관련 가장 신임하던 장관과 장성, 그리고 공들여 육성한 부대를 자기 손으로 수술한 셈이 됐다.
'조자룡의 창' 원했는데.. 오히려 불안요소 되나
(베이징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18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 포럼 중 한 참석국가 장교가 핵 가방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휴대하고 있다. 2023.10.1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그런 상황에서 로켓군 내부의 긴장감은 필요 이상으로 높다. 핵이나 우주과학 같은 비대칭 전력이 중시되면서 로켓군 내부에서는 언제든 미국에 관련 전력이 노출돼 비공식적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적인 작전 수행 과정에서 받는 압박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하며, 이 과정에서 일탈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는 거다.
로켓군 사태가 향후 수 년 간 중국이 실질적인 군사행동에 나서기 어렵게 만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지휘계통 안정화가 그만큼 중요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과정에서 바그너그룹의 반란을 보며 시 주석이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사정작업이 계속되는 한 대규모 작전을 결단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 국방대 중국군사연구원 요엘 우트나우 선임위원은 "시 주석이 최근 진행 중인 로켓군 숙청은 그가 인민해방군 부패 척결을 전혀 완료하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향후 수 년 내 중국이 전쟁에 나설지 말지를 고민하는데 큰 부담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