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이 중단된 중국의 고가 고속도로 건설현장/사진=블룸버그
중국 지방정부 융자플랫폼(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은 채권을 직접 발행할 수 없는 지방 정부를 대신해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법인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중국 LGFV가 발행한 채권 중 향후 12개월 동안 만기도래하는 규모는 무려 4조7000억위안(846조원)에 달한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지난해 대비 약 13% 증가한 규모다.
중국 LGFV의 연도별 만기상환 채권 규모는 2014년 약 3000억위안에서 2024년 약 4조7000억위안으로 15배로 불어났다.
한편 중국 중앙정부는 고질적인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내놓으며 부채 누적으로 인한 금융 리스크 확산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에게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은 지방 정부가 1조위안(180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서 LGFV 채무를 낮은 금리가 적용되는 공공 채권으로 전환하도록 한 바 있다.
지난 몇 년간 LGFV는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하면서 부외부채를 쌓아왔다. '부외부채(簿外負債)'는 말 그대로 장래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지만, 대차대조표상 부채로 표시하지 않은 채무를 말한다. 즉, 장부에 기록하지 않은 부채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지방정부 재정이 악화되면서 LGFV를 통한 자금조달과 인프라 투자는 지속불가능한 성장모델이 됐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도 중국 정부가 LGFV 부채를 얼마나 보증할 지에 대해 의구심 어린 시선을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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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FV 부채에 대한 투자 심리는 결국 위기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LGFV를 구제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토지 매각을 통한 지방정부의 재정수입이 급감하고 경기 둔화로 세수까지 감소한 건 부정적인 요소다.
게리 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둔화로 인한 유동성 압력이 있을 것"이라며 "위험도가 높은 지역의 소수 LGFV가 올해 만기도래하는 부채로 인해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