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개전 후 최대' 478명 포로 교환…전쟁은 격화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1.0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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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일(현지시간) 약 500명의 포로를 교환했다. 2022년 2월 개전 후 최대 규모다. 양측은 포로 교환엔 통 크게 협력했지만 2년을 향해 가는 전쟁은 점점 더 격화하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억류됐던 러시아 전쟁 포로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에 탑승한 모습./AFPBBNews=뉴스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억류됐던 러시아 전쟁 포로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에 탑승한 모습./AFPBBNews=뉴스1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포로 협상은 양국과 모두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중재로 이뤄졌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포로 248명을 석방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포로 230명을 풀어줬다. 총 478명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약 5개월 만의 포로 교환이자 2022년 2월 개전 이후 최대 규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 우리는 러시아에 잡혀 있던 200명 넘는 전사와 시민들을 데리고 왔다"면서 "포로 교환은 오랫동안 보류되어 왔지만 협상은 단 한 순간도 중단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풀려난 우크라이나 포로 가운데 6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군인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러시아 군함의 반복된 투항 요구를 거부하고 마지막까지 항전해 저항의 상징이 된 스네이크아일랜드(즈미이니섬) 국경수비대 7명을 비롯해 체르노빌원자력발전소, 아조우스탈제철소 전투에 참가한 군인들이 포함됐다.



러시아 국방부도 성명을 통해 "복잡한 협상 과정의 결과 러시아 군인 248명이 러시아로 송환됐다"면서 "UAE의 인도주의적 성격의 조정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4000명 넘는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에 전쟁 포로로 억류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양국 모두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수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에 억류된 전쟁 포로들은 심각한 처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선 포로 교환 당시 러시아에서 풀려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구타와 전기 충격 등의 고문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지난달에는 러시아군이 비무장 상태 포로 3명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진지를 공격하는 등 포로를 인간 방패로 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석방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사진=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 계정3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석방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사진=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 계정
모처럼 만의 양국 간 통 큰 포로 교환에도 불구하고 새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공방은 격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29일 개전 이후 최대 규모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을 가했고 2일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동남부 하르키우 등에 미사일 99발을 퍼부었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가 지난 몇 달 동안 모아놓은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재고 상당 부분을 투입한 것 같다"면서 "주로 우크라이나 방위 산업을 겨냥하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 시설을 집중 공격한 것과 달라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남부 벨로고드와 크림반도 항구 도시 세바스토폴에 보복 공격으로 대응하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는 희생된 모든 인명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서방에 추가 지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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