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레바논 시민들이 하산 나스랄라의 TV 연설을 시청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TV연설에서 "적(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해 전쟁을 벌이려 한다면 우리는 어떤 제한도, 규칙도 없이 싸울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은 약해졌다"면서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알아루이 사망의 후폭풍은 거셌다. 하마스는 "테러 행위이자 레바논 주권 침해"라며 이스라엘과 진행 중인 모든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임시 총리는 이스라엘을 향해 "레바논을 새로운 국면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헤즈볼라는 로켓과 대전차 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에서 공세를 강화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거점을 공격하고 있다. 지금까지 레바논 영토에서 120명 이상의 헤즈볼라 대원과 20여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레바논 남부에 공습을 벌였으며, 이로 인해 헤즈볼라의 고위 인사인 후세인 야즈벡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아닌 곳에서 하마스와 헤즈볼라 지도자들이 피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확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보다 막강한 전력을 가진 헤즈볼라가 본격적으로 전쟁에 뛰어들면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합류해 중동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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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본부장은 CNBC에 "배후가 분명한 이번 공격으로 인해 헤즈볼라가 더욱 단호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 아마도 이것이 이스라엘 정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일 것"이라며 "헤즈볼라를 더 큰 전쟁으로 몰아넣는 동시에 모든 곳에서 하마스 지도부를 공격하려는 의도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 안보 강화를 위해 지역 주변의 모든 (이란) 대리인을 약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시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으면서 "어떠한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확전 우려가 커지면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4일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을 방문, 상황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