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건설경기 지표로 사용하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지난달 75.5를 기록했다.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어 건설 경기가 부정적이라고 인식하는 기업이 더 많은 상황이다. 상승 폭 자체도 예년의 절반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되지 않았음에도 과하게 주가가 하락한 종목에 주목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말에 태영건설 발 PF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전반적인 주택주의 투심 악화 현상이 발생했다"며 "올해는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종목들을 살펴보며 바닥 시점에 잘 건져보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체사업 매출인식이 변경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매출 인식 변경은 회계상의 이슈라 회사의 가치가 새롭게 변화하는 건 아니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확인할 수 있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자체사업 매출인식이 인도기준에서 진행기준으로 변경되면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예상 매출은 기존 추정 대비 연평균 18.9%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2만5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DL이앤씨는 연간 5000억원 수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상반기 중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도 기대해볼 수 있어 증권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도 2조원 가까이 보유하고 있어 PF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내부 유동성으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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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 연구원은 "4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90.9%, 순현금 1조1000억원 수준으로 5000억원씩 벌어들인다고 가정할 때 주주환원 확대 여지는 충분하다"며 "건설업계에서 우려하는 유동성 문제에서 벗어나 있어 DL이앤씨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도 3만5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주 기대감에 지난해 상반기 주가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중동에서 수주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소멸하는 상황이어서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시장 전망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내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붕괴하며 부실시공 논란의 한복판에 섰던 GS건설은 올해도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단 사고 이후 예상치 못한 현금유출이 발생한 데 이어 주택 전체 현장에 대한 자체적인 품질점검도 강화하고 있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한국기업평가는 GS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4월 검단 아파트 관련 전면 재시공 비용 5500억원이 일시 반영되며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며 "국내 주택 경기 저하, 지에스이니마 상장 일정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현금흐름 개선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모습.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