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 간 주식양도 소송 상고심 결과가 4일 오전 선고된다.
홍 회장은 2021년 초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에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억제한다'는 남양유업의 허위 발표에 책임지고 사임했다. 이어 5월 27일 한앤코에 본인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홍 회장은 9월 1일 한앤코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주식 양도 이후 홍 회장이 남양유업 고문직을 수행하고, 부인이 운영하는 외식사업 브랜드(백미당) 경영권을 보장하는 합의를 한앤코가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한앤코는 이런 합의안이 실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1, 2심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업계에선 한앤코가 대법 판결에서도 승소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해 8월 홍 회장측의 상고를 기각하지 않고 심리를 계속하기로 한지 4개월 만에 판결 선고일이 확정된 까닭이다. 이는 주심 대법관 결론에 재판부 내 이견이 크지 않았다는 의미여서 원심 판결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앤코가 승소하면 곧바로 남양유업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설 전망이다. 통상 기업 인수 후 5년 전후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추진하는 사모펀드의 운용 전략을 고려하면 남양유업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경영 효율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앤코는 대법 판결이 확정되면 남양유업 운영 방향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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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앤코가 인수 초기부터 인력 감축 등 무리한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남양유업이 보유한 강남구 논현동 신축 사옥과 전국 6개 생산시설 등 부동산 가치만 따져도 투자금을 크게 웃돌고, 그동안 '오너 리스크'로 훼손된 회사 이미지만 회복해도 실적 개선 여지가 충분한 까닭이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강매 사건 이후 주기적으로 불매 운동의 타깃이 됐고, 창업주 외손주인 황하나씨의 마약 스캔들로 오너 리스크가 상존해 왔다. 불가리스 과장 광고 논란도 오너 일가의 오판에서 비롯됐다. 새로운 경영 체제는 이런 리스크를 불식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이번 판결에 관심이 크다. 유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분유 시장에서 장기간 1위를 차지했고, 불가리스를 비롯해 다양한 스테디셀러 브랜드가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라며 "경영 리스크가 해소되면 침체한 회사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