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불확실?...퍼렇게 멍든 금리 인하 수혜주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4.01.0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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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새해 첫 거래일 기분 좋은 상승 출발을 했던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커지자 금리 인하 수혜주를 중심으로 낙폭을 키우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올해 첫 거래일을 맞은 미국 뉴욕증시가 나스닥 급락에 혼조 마감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다는 시장 우려가 커진 탓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88.5%) 대비 10% 감소한 78.2%를 기록했다. 반면 동결(5.25~5.5%) 가능성은 11%에서 21%로 상승했다.

FOMC는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기준금리를 3회 인하할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으나, JP모건과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시장에서는 올해 최소 5회에서 최대 7회까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예상과 다른 FOMC 의사록이 공개되면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페드워치에서는 내년 25bp(1bp=0.01%p)씩 3월, 5월, 6월, 7월, 9월, 11월 총 6차례 인하가 컨센서스로 형성돼 있다"며 "연준 위원들이 사태진화성 발언을 했음에도 별다른 변동이 없는 상태라는 점에서 연준과 시장이 간극을 좁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우려에 3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동반 하락 출발한 데 이어 장중 낙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금리 인하 기대감에 지난해 연말부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히는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업종이 동반 약세다.

지난 19일부터 9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쳐온 삼성전자 (87,400원 ▲300 +0.34%)는 8만원을 넘기지 못한 채 2%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메모리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증권가 전망과 외국인·기관의 매수세가 더해지며 삼성전자는 전날 장중 7만9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하지만 FOMC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나타났고, 주가 급등에 따른 피로도도 높아지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65% 급락한 것도 삼성전자에 악재로 작용했다.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 넘게 급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에 SK하이닉스 (233,500원 ▼2,500 -1.06%)도 2%대 약세를 보이며 8거래일 만에 14만원을 내줬다.

기아 (124,200원 ▼2,100 -1.66%)현대차 (283,000원 ▲2,000 +0.71%)도 이날 나란히 2%대 약세를 보인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목소리가 나오자 차량 판매 대수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기아와 현대차는 지난해 11월부터 주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인공지능(AI)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에 반등을 시작했던 NAVER (170,500원 ▲2,400 +1.43%)와 금리 인하로 광고 업황 개선 기대감이 나왔던 카카오 (42,400원 ▲900 +2.17%)도 2% 이상 하락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금융을 중심으로 한 경기민감주 비중을 늘릴 것을 조언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성장주의 장기 성과 기대는 높으나 단기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성장주의 높아진 변동성을 경기민감주를 통해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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