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건곤감리에 일장기 닮은꼴까지…'태극기 수난사'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2024.01.0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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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운데 태극 문양을 잘못 그린 태극기를 내보낸 프랑스 뉴스 채널 LCI 보도화면. /사진=LCI 보도화면 갈무리정가운데 태극 문양을 잘못 그린 태극기를 내보낸 프랑스 뉴스 채널 LCI 보도화면. /사진=LCI 보도화면 갈무리


세계 곳곳에서 잘못 그린 태극기를 사용한 사례가 속출하면서 이른바 '태극기 수난'이 잇따르고 있다. 태극기 4괘 오류는 물론이고 일장기를 닮은 태극기까지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각) 프랑스 뉴스 채널 LCI는 스튜디오에서 한반도 문제를 언급하면서 가운데 원을 빨간색으로 채운 태극기 그래픽을 뉴스에 내보냈다.



뉴스 화면을 보면 진행자 왼쪽 화면으로 송출된 태극기에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채워진 태극 문양은 없고 붉게 채워진 원이 그려져 있다. 일장기를 연상시킨다.

유튜브 채널에도 올라온 이 뉴스 영상은 지난 2일 기준 13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프랑스어, 한국어, 영어로 된 수백 개의 댓글도 달렸다. 한국 누리꾼들은 "이 실수가 무엇을 연상시키는지 알고 내보냈느냐" "태극기에 빨간 동그라미라니 끔찍하다"며 비판 댓글을 달았다.



쏟아지는 비판에도 LCI는 공개적인 사과나 해명을 내놓지 않은 채 3일 현재 채널에서 영상을 삭제한 상태다.

AFC, 공식 인스타그램에 엉터리 태극기…"현재는 교체"
엉터리 태극기로 논란이 된 AFC 게시물. AFC는 2일 태극기 감괘와 이괘의 위치가 잘못된 왼쪽 사진을 올렸다가 비판이 잇따르자 오른쪽 사진으로 게시물을 교체했다. /사진=AFC 인스타그램 갈무리엉터리 태극기로 논란이 된 AFC 게시물. AFC는 2일 태극기 감괘와 이괘의 위치가 잘못된 왼쪽 사진을 올렸다가 비판이 잇따르자 오른쪽 사진으로 게시물을 교체했다. /사진=AFC 인스타그램 갈무리
아시아축구연맹(AFC)도 2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팀을 소개하면서 4괘를 잘못 그린 태극기 이미지를 첨부해 논란이 됐다.

AFC가 첨부한 태극기 이미지를 보면 감괘와 이괘의 위치가 잘못됐다. 본래 태극기의 4괘는 태극 문양 속 물결 모양이 지나가는 방향대로 왼쪽 상단에 건괘(3획), 왼쪽 하단 이괘(4획), 오른쪽 상단 감괘(5획), 오른쪽 하단 곤괘(6획)가 자리해 있다. 태극기에 X자 모양을 그렸을 때 위에서 아래로 건→곤→감→리 순이다.


오류를 범한 해당 태극기는 또 4개의 괘 길이와 너비가 제각각으로 그려져 있는 등 정식 태극기 이미지와 큰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 누리꾼들이 게시글에 "태극기 사진에 오류가 있으니 빨리 수정해 달라"고 항의하자 AFC는 같은 날 괘의 위치와 길이, 너비를 수정해 완벽한 모양의 태극기 이미지로 교체해 게시글을 올렸다.



지난해 7월 FIFA도 제멋대로 태극기…"현재는 삭제"
태극기가 잘못 새겨져 논란이 된 FIFA 제작 스카프. 태극기의 4괘가 모두 '건괘'로 그려져 있는 모습. /사진=FIFA 스토어 갈무리 태극기가 잘못 새겨져 논란이 된 FIFA 제작 스카프. 태극기의 4괘가 모두 '건괘'로 그려져 있는 모습. /사진=FIFA 스토어 갈무리
지난해 7월 국제축구연맹(FIFA)도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을 기념해 만든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공식 응원 스카프에 태극기를 잘못 새기는 우를 범했다.

당시 FIFA 스토어 사이트에 올라온 '대한민국 여자 월드컵 2023 스카프' 상품에는 태극기 모서리에 4괘가 모두 3획짜리 건괘로 그려졌다.

해당 제품은 FIFA의 공식 라이선스 상품으로, 제품 설명에 '대회 정신을 기념하는 이 대한민국 대표팀 스카프로 어디를 가든 자랑스럽게 응원할 수 있습니다!'라고 영어로 적혔다.



현재 이 스토어는 문제가 된 스카프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사괘가 정확하게 그려진 반소매 티셔츠나 모자, 축구공 등은 여전히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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