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금융당국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태영건설 측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유도하겠다"며 "위험요인들을 정밀 관리하면 부동산PF 및 건설업 불안요인을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등이 배석했다. /사진=임한별
2일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금융채권단에 보낸 문건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부동산PF 사업을 위해 간접적으로 금융사에 차입한 금액(보증 채무)은 9조1816억원이다. 태영건설이 금융사에 직접 빌린 금액은 1조3007억원으로 보증 채무가 직접 채무의 8배에 육박한다.
2금융권 중에서도 캐피탈사와 증권사가 태영건설 부동산PF 익스포저에 많이 노출돼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부동산PF 익스포저는 총 1조6961억원으로, 이 중 캐피탈사로부터 조달한 간접 채무가 6696억원(37.7%)에 이른다. 저축은행의 간접 채무는 733억원(4.1%), 카드사는 965억원(5.4%), 증권사는 9121억원(51.3%) 등이다. 한국신용평가의 집계는 중도금대출연대보증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산업은행이 파악한 금액과는 차이가 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당장 유동성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부동산PF 시장이 침체되면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 같은 부동산PF 위기가 발생하면 캐피탈사의 회사채 수요가 제일 먼저 줄어든다"며 "아직은 유동성에 문제가 없지만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2금융권이 지난해초부터 부동산PF 부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충실히 쌓은 만큼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란 분석도 있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영향이 아예 없다고 하긴 어렵겠지만 그간 금융당국 주도로 부동산PF 사업장에 만기 연장도 진행하고 충당금 적립액도 늘렸다"며 "직접적인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