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장 "기준금리 인하, 3분기부터…부동산 거래절벽 올 수도"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김도엽 기자 2024.01.0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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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장 머니투데이 설문조사]

5대 은행장 "기준금리 인하, 3분기부터…부동산 거래절벽 올 수도"


국내 5대 은행장들은 올해 3분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금리도 함께 내려가겠지만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부동산 가격의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리 부담과 매수 심리 위축 등으로 인한 거래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한국은행 기준금리, 3.50%→ 3.00% 예상...대출금리는 현재와 크게 차이 안날 것"
이재근 KB국민은행장·정상혁 신한은행장·이승열 하나은행장·조병규 우리은행장·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은 1일 머니투데이가 진행한 '2024년 경제전망 및 경영전략 설문조사'에서 올해 3분기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5대 은행장 모두 한은이 하반기 2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현재 3.50%인 기준금리가 올해 말에는 3.00%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금리 하락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근 은행장은 "(한은이) 올해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하반기에는 금리인하를 고민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통화긴축 정도를 조절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하더라도 큰 폭의 인하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금리인하는 50bp(1bp=0.01%포인트)정도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대출금리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차주가 체감하는 인하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최근 시중금리가 선제적으로 큰 폭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시중금리 하락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했다.

이석용 은행장은 "시장금리 또한 점진적 하락 기조가 예상되나 낮아진 경기침체 가능성, 목표물가 수준으로의 도달 시점 지연 등으로 하락의 정도는 일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정상혁 은행장도 "현 수준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의 대출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전국적으로 보합세…부채 부담·매수심리 약화로 거래절벽 전망
올해 부동산 가격은 보합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수도권 등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근 은행장은 "올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상반기까지는 침체가 예상되나 공급부족과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하면 소폭 반등 가능성이 있다"며 "전국적으로는 보합 수준"으로 전망했다.


특히 거래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상혁 은행장은 "저성장, 고금리 기조 속 자금조달 부담이 높아지면서 실수요, 투자수요가 위축 될 것으로 보인다"며 "매도와 매수 가격격차로 거래절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이승열 은행장은 "부채 부담, 매수심리 약화, 관망세 증대로 매수세 위축이 이어지겠으나 수도권으로 매수세가 쏠리면서 수도권 중심의 가격 보합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미분양 등 매물 적체, 투자수요 위축 등으로 인해 지방은 가격과 거래량 모두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석용 은행장은 "국내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감소하면서 약보합 장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가 다소 인하된다라는 전망이 있지만 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개인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도입되면 수요자들의 구매력은 감소될 수 있다"고 봤다.

완만한 회복세를 전망한 곳도 있다. 조병규 은행장은 "국내 주택시장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 경기 회복, 한은 금리 인하, 재건축 활성화 등이 수요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다만 지역별로는 집값 움직임이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5대 은행장, 평균 경제성장률 2.1% 전...미-중갈등, 11월 美 대선 불확실성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5대 은행장이 평균 2.0%로 전망했다. 이재근 은행장 1.8%, 정상혁 은행장이 1.9%를 전망했고 이승열·조병규·이석용 은행장이 2.1%를 예상했다. 한국은행(2.1%), KDI(2.2%), OECD(2.3%) 등과 비교해 다소 보수적인 경제성장률 전망이다.

조병규 은행장은 "고금리 여파로 내수 회복세는 주춤하겠지만 글로벌 교역물량이 늘어나고 주력산업인 반도체 경기가 회복 사이클로 진입하고 있어 수출과 기업투자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열 은행장은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성장 모멘텀은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판단되며 건설투자 부진 등 성장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상혁 은행장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가계, 기업, 상업용 부동산 디폴트 가능성과 미-중 갈등과 중동 불안, 11월 미국 대선 등 잠재적 불확실성 영향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봤다.

원/달러 환율은 1200~1300원대를 예상했다. 이재근 은행장은 "원/달러 환율은 내년 하반기부터 선진국 경제가 나아지면서 한국의 수출 증가율과 무역수지도 완만히 개선될 수 있어 안정화 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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